친구가 보내준 유튜브를 켰다. 흘러나오는 이브 몽땅의 고엽(Autumn Leaves). 낡은 선율이 겨울 공기 속으로 스며든다. 창밖에는 회색빛 하늘 아래 나뭇가지들이 겨울비를 맞으며 가만히 떨고 있다. 한때 푸르렀던 잎들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앙상한 가지들만 침묵 속에 서 있다.
그러나 나는 안다. 이 겨울이 지나가면 다시 새로운 잎들이 돋아날 것을. 가지 끝에 연둣빛 움이 트고, 바람이 부드러워지면, 언젠가 떠나보냈던 시간들도 또 다른 모습으로 내게 돌아올 것이다.
사랑도 그러하지 않을까. 계절이 바뀌어도 사라지지 않는 것, 비바람에도 꺼지지 않는 것. 한때 뜨거웠던 마음이 조용한 그리움으로 변할지라도, 그 따뜻함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낡은 노래 한 곡이 오래된 기억을 불러오듯, 우리의 사랑도 언젠가 불쑥, 새로운 순간 속에서 다시 피어날 것이다.
이브 몽땅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깊은 곳을 어루만진다. 창밖의 나뭇가지들처럼, 내 마음도 겨울바람에 가만히 흔들리지만, 이제는 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사랑도 또다시 꽃을 피울 것을.
그러니, 사랑했던 모든 순간들이여, 언제라도 다시, 더 따뜻한 계절 속에서 만나기를. 사랑은 낙엽처럼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봄이 오면 다시 피어날 꽃과 같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