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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say2

삶의 날갯짓

by lee nam

파리와 나비, 두 존재는 비슷해 보일지 모르지만 그들이 날갯짓을 하는 모습은 극명하게 다르다. 파리는 아무런 목적 없이 이리저리 떠다니며 썩은 것들을 쫓고, 나비는 꽃을 찾아 우아하게 날아다닌다. 그 둘의 차이는 단지 비행의 방향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존재 자체가 만들어내는 흔적에서 차이를 만든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끊임없이 날갯짓을 한다. 그 날갯짓이 어디로 향하고, 무엇을 쫓고 있는지가 우리의 삶의 의미를 결정한다. 파리처럼 무작정 날아다니며 자신의 욕망과 본능을 좇는다면, 그 삶은 결국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나비처럼 목적을 가지고, 아름다움과 선함을 추구하며 날아간다면, 그 삶은 세상에 흔적을 남기고, 누군가의 마음에 깊은 인상을 남길 것이다.


나는 가끔 나 자신에게 묻는다. 오늘 내가 날아간 방향은 무엇인가? 내가 남긴 흔적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때로는 내가 쫓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무작정 바람에 몸을 맡기기도 한다. 그런 순간엔 내 삶이 마치 파리처럼 무의미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하지만 나는 다시 한번 돌아본다. 내가 날고 있는 곳이 과연 어디인지, 무엇을 추구하는지. 그리고 그 방향을 다시 설정하려 한다.


삶의 날갯짓은 단순히 움직임 그 자체가 아니다. 그것은 내가 살아온 시간, 내가 남긴 이야기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길을 걸으며, 그 길에 남은 흔적들이 바로 우리의 삶을 증명한다. 만약 내가 나비처럼 꽃을 찾아 날았다면, 그 흔적은 향기로운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 날갯짓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다. 그 방향을 제대로 잡았을 때, 나의 삶은 비로소 의미를 갖고, 나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의 삶에도 작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우리 모두는 하루하루 날갯짓을 하며 살아간다. 그 흔적이 아름답고 가치 있는 것으로 남을지, 아니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지, 그 선택은 결국 나의 몫이다. 나는 오늘도 내 삶의 날갯짓을 조심스럽게, 그러나 확실하게, 아름다운 방향으로 날아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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