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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poem3시

하나가 되기 위해

by lee nam

하늘은 바다에

바다는 하늘에

마주함이 아니라

서로 반대의 흐름 속에서

결국 하나가 된다.


하늘의 파란 물결은

바다의 속살에 뭉쳐져

흰 거품으로 부풀어 오르며

하늘의 품 안에서 흔들린다.

우리는 이 둘이 하나라 믿지만

그들의 거리는 한없이 멀고

손끝에 닿을 수 없다.


바다는 하늘을 품기 위해

끝없이 흔들리고,

하늘은 바다의 깊이를 알지 못한다.

그러나 두 흐름은,

결국 한 지점을 향해

나아가며 한 몸을 이룬다.


이 모든 것은

서로 다른 방향에서 밀어내고

서로 다른 색깔을 담고 있지만

그 끝에 선 우리는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 채

한 덩어리로 묶인다.


하나 되려면,

그대가 나일 때

나는 그대일 때

서로의 다른 모양을 품고

그 깊이를 맞추지 않으면

어디서도 만날 수 없다.

하지만 그 깊이를 이해하려

우리는 갈라지며,

그 갈라짐 속에서

하나의 흔적을 남긴다.


가끔 우리는 서로의 차이를

완벽하게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그저 깊은 고요 속에서

하늘과 바다의 거리를 좁히려 한다.

그러나 그 거리가 좁혀질수록,

하나 되는 것은

불가능한가 싶기도 하다.

그저 끊임없는 시도를 하는 것이

하나 되는 것이다.


시작 노트


하나 되려는 우리의 의지, 그 끝없는 갈망 속에서, 우리는 두 개의 다른 존재로서 서로의 공간을 침범하고, 이해하려고 시도한다. 하지만 우리는 본래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잊을 수 없다. 하늘과 바다처럼, 우리는 그 차이를 절대적으로 이해할 수 없고, 그 거리 또한 좁혀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 다름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향해 끊임없이 다가가고, 그 끝에서 하나가 되기를 바란다.


하나가 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서로 다른 색깔, 다른 속도, 다른 깊이를 지닌 존재들이다. 그러나 그 차이를 완전히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그 차이 속에서 맞춰가며 하나가 되려는 우리의 끊임없는 시도는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여정이 된다. 이 시는 그 여정, 그 시작을 기록한 것이다.


하늘과 바다의 흐름처럼, 우리도 서로를 향해, 각자의 자리에서 하나의 지점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 길이 비록 험난하고 멀게 느껴지더라도, 우리는 그 끝을 향해 달려가며, 그 속에서 하나가 되려는 의미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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