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 그루델은 세상이 자신을 거부한다고 믿으며 살았다. 선천적으로 입과 코가 삐뚤어지고 발음이 불분명했던 그녀는 점점 세상과 멀어졌다. 친구들은 그녀를 피했고, 부모마저 차갑게 대했다. 앤은 스스로를 미워하며 모든 것을 원망했다. 사람들 속에서 자신만이 어두운 그림자처럼 느껴졌고, 그렇게 마음의 문을 닫아갔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서 속삭임 테스트가 진행됐다. 칸막이 너머에서 선생님이 말하는 문장을 따라 하는 청력 검사였다. 앤의 차례가 되자 레너드 선생님은 기존의 문장이 아닌 말을 건넸다. “나는 네가 내 딸이었으면 좋겠어.” 예상치 못한 말에 앤은 놀라 문장을 따라 하기보다 물었다. “정말이세요?” 선생님은 더 단호하고 분명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럼, 그렇고말고. 나는 정말 네가 내 딸이었으면 좋겠어.”
그 한 마디가 앤의 삶을 바꾸었다. 마음속에 단단히 자리 잡고 있던 외로움과 분노가 천천히 녹아내렸다. 그녀는 처음으로 자신이 소중한 존재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학교가 즐거워졌고 친구들과의 관계도 회복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자신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려는 마음이 생겼다.
앤은 그날의 경험을 마음에 간직하며 살았다. 자신처럼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꿈이 생겼고, 이를 위해 심리학을 공부했다. 결국 그녀는 많은 사람들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심리학자로 성장했다. 그녀의 삶을 바꾼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라, 단 한 마디의 진심이었다.
따뜻한 한 마디가 가진 힘은 생각보다 크다. 무심코 던진 말이 누군가의 마음을 치유하거나 삶의 방향을 바꿀 수도 있다. 오늘 당신은 누구에게 어떤 말을 건넬 것인가? 그 한 마디가 누군가에게 평생 잊지 못할 빛이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