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는 교집합에서 시작된다. 우리가 누군가와 친해지는 이유는 대개 공통점을 발견할 때다. 같은 취미, 비슷한 가치관, 혹은 같은 환경 속에서 만났다는 작은 연결고리가 관계를 이어준다. 이는 마치 두 원이 겹쳐지는 부분처럼 우리의 삶에 접점을 만들어준다. 처음 만난 사람과의 어색함 속에서도 그 작은 교집합을 발견할 때 관계는 비로소 시작된다.
관계가 깊어질수록 교집합만이 아니라 서로의 차이를 포함한 합집합으로 확장된다. 서로 다른 세계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우리는 상대의 고유한 특성과 삶의 방식도 함께 끌어안게 된다. 이때 합집합은 단순히 영역을 넓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서로에게 새로운 시야와 가능성을 열어준다. 관계는 공통점뿐 아니라 차이에서 더 큰 의미를 찾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관계가 합집합으로 나아가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시간이 지나며 교집합이 점점 줄어들기도 한다. 과거에는 함께 웃고 울던 공통의 경험이 점차 빛바래고, 서로 다른 삶의 궤적을 걷게 되면서 교집합이 희미해질 수 있다. 이럴 때 관계는 소멸할 위험에 처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서로의 다른 길을 존중하며 관계를 재정립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합집합으로 관계를 확장하다 보면 때때로 충돌과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 각자의 영역이 너무 넓어질 때 상대방의 세계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갈등은 서로의 합집합 안에서 균형을 찾는 과정이다. 차이를 인정하고 조율하는 순간, 관계는 더 깊고 단단해진다.
결국 인간관계는 교집합과 합집합이 반복되는 수학적 과정이다. 교집합에서 시작해 합집합으로 나아가고, 때로는 교집합이 작아지며 다시 새로운 합집합을 만들어가는 여정 속에서 우리는 성장한다. 교집합은 우리가 연결되는 이유를, 합집합은 우리가 확장되는 이유를 상징한다. 이처럼 교집합과 합집합은 인간관계의 복잡한 아름다움을 이해하는 하나의 공식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