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Essay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ee nam Nov 22. 2024

크레이터 레이크, 자연의 경이로움

    5년 전 여름, 우리 부부는 오레곤 주에 위치한 크레이터 레이크(Crater Lake) 국립공원을 방문했다. 그곳은 말 그대로 지구의 신비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곳이었다. 깊고 푸른 호수와 장엄한 풍경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남편과 함께 길을 따라 올라가며 처음으로 크레이터 레이크의 전경이 보였을 때, 우리는 숨이 멎을 듯한 경이로움을 느꼈다.


    호수는 약 7,700년 전 마자마 산의 화산 폭발로 형성된 칼데라에 물이 고여 만들어진 것으로, 그 깊이는 미국에서 가장 깊은 1,949피트(약 594m)에 달한다. 물은 다른 강이나 호수에서 유입된 것이 아니라 빗물과 눈 녹은 물로만 채워져 있어 맑고 푸르른 빛을 띠고 있었다. 자연이 빚어낸 이 색감은 현실감이 없을 정도로 선명했다.


      크레이터 레이크 주변에는 여러 하이킹 코스가 있는데, 우리는 가장 인기 있는 <래빗 크레스트 트레일(Rim Trail)>일부를 걸었다. 고요하고 청명한 공기가 온몸을 감싸는 기분이었다. 길을 따라 걸으며 다른 방문자들과 스쳐 지나갈 때마다, 모두가 호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감탄사를 내뱉고 있었다. 특히, 호수의 중앙에 자리한 위저드 아일랜드(Wizard Island)는 이곳의 대표적인 상징물로, 마치 신비로운 이야기가 깃들어 있는 듯했다.


    한참을 하이킹한 후에는 전망대에 앉아 도시락을 꺼내 먹었다. 한여름임에도 바람은 차갑고 상쾌했다. 고요히 물결치는 호수를 바라보며 우리는 자연의 위대함과 시간을 잊은 듯한 풍경에 감탄했다. 이곳에서 느낀 감정은 아름다움을 넘어, 자연이 인간에게 줄 수 있는 치유와 평화로움을 몸소 경험한 순간이었다.


   크레이터 레이크는 우리 삶에서 잊을 수 없는 한 장면으로 남았다. 그 푸르름은 마음 한구석에 깊은 인상을 남겼고, 지금도 기억 속에서 여전히 빛나고 있다. 크레이터 레이크는 자연의 신비와 만나는 여정이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