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게 천상의 지혜(불)를 가져다준 대가로 그는 바위에 결박된 채, 독수리의 공격을 감당한다. 독수리는 그의 눈(통찰력)을 쪼아댄다. 신들은 그의 통찰, 예지력을 마비시키고 싶었다. 그는 앞서서(프로) 생각한다(메테우스).
인류에게 불을 가져다주었다는 그리스 신화의 프로메테우스는 지혜로운 자로 꼽힌다. 자신의 지혜로 그는 신들과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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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예지력의 박탈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예지는 원래 사람의 지혜가 아니다. 프로메테우스에겐 동생 에피메테우스가 있었다. 그는 나중에(에피) 생각한다(메테우스).
에피메테우스는 반성하는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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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메테우스의 예지와 에피메테우스의 반성 중 어떤 것을 택할지 한 번쯤 고민해야 한다. 오지 않은 일에 관한 생각은 걱정을 부르고, 지난 일에 관한 사려는 자족을 부른다. 화살이 과녁을 빗나가면 활을 당긴 나를 반성하면 된다. 화살을 탓하며, 화살의 다음 행로를 불안한 눈빛으로 예측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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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예측하는 다른 방법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과거의 일과 현재의 기미를 살필 뿐이다. 동양의 고전 《순자》에는 “역(易)을 다스리는 자는 점치지 않는다”란 문장이 등장한다.
음미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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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캄한 밤에 혼자 앉아, 지금껏 걸어온 길을 솔직한 마음으로 반성한 적이 있는지, 지금 나를 둘러싼 조짐들에 민감한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는지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