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사람 사는 일은 결국 선택의 연속이다.
나는 지금, 한 달째 망설이고 있다.
두 개의 갈래길 앞에 서서 어느 쪽도 쉽게 발을 내딛지 못한 채,
그 자리에 그대로 멈춰 있다.
약 50명이 활동하는 축구 동호회의 회장을 맡아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받아들여야 할까, 아니면 개인 사정을 이유로 정중히 거절해야 할까.
사실 요즘 들어 눈 건강이 예전 같지 않아 축구하는 시간도 줄이고 있는 터였다.
더구나 나는 퇴직 후에 제주도 한달살이 같은 여행도 다니는 실정이며,
회장이란 직은 경제적으로도 조금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들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
내년에 아이를 갖게 되면 우리 부부가 좀 도와줄 수 있겠느냐고.
우리는 고민 끝에 마음을 모았다.
육아는 분명 녹록지 않겠지만, 아들의 간곡한 부탁이라면 감당해 보겠다고.
경우에 따라서는 아들 부부가 사는 경기도로 임시로 거처를 옮기는 일도 생길 수 있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동호회 회장직을 수락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원들의 요청은 강하다.
몇 년 전, 내가 했던 말 한마디가 지금의 나를 붙잡고 있다.
"언젠가는 제가 몸담은 동호회의 회장을 한 번쯤 맡아보는 것도 의미 있겠지요.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 하겠습니다."
그 말이 돌아와 내 발목을 붙잡는다. 친구들은 그 당시 내가 한 이말을 지금도 뚜렷이 기억하고 있다.
그땐 ‘다음에’라 했지만, 정작 그다음이 지금이 되어버렸다.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 그럼에도 받아들여야 할 것 같은 책임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마음이
마치 흐린 물살 속에 잠긴 돌멩이처럼, 내 안에서 무겁게 가라앉아 있다.
< 선택 없이 정해진 대로 산다는 면 행복할까? >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삶이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
흘러가는 대로, 시키는 대로, 의심도 고민도 없이 살아간다면.
어쩌면 그런 삶엔 갈등도, 번민도, 후회도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안엔 기쁨도, 성취도, 나만의 빛도 사라진다.
삶은 때로 버겁고, 선택은 늘 두렵다.
그러나 바로 그 갈길에서 우리는 나를 발견한다.
행복이란,
정해진 길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걸어간 발자국 속에
깃드는 것 아닐까.
< 우리는 살아가면 어떤 선택들을 하는가? >
사소한 선택이 삶의 결을 만들고,
샤워 먼저 할까, 밥 먼저 먹을까?
물 마시러 일어날까, 그냥 참을까?
오늘 커피는 아메리카노로? 라떼로?
엘리베이터 누르고 기다릴까? 계단으로 걸어갈까?
귀찮지만 우산 챙길까, 그냥 뛰어갈까?
오늘은 운동할까, 내일로 미룰까?
늦잠 5분 더 잘까, 바로 일어날까?
길에서 마주친 사람, 인사할까 말까?
신호등 앞에서 노란 점멸불인데 뛰어넘을까, 참을까?
빨래는 오늘 돌릴까, 내일 돌릴까?
집에 가는 길, 지름길로 갈까, 예쁜 골목으로 돌아갈까?
옷장 앞에서 “이거 입으면 나이 들어 보일까?”
배달음식 시킬까, 냉장고 털어서 해결할까?
지갑에 천 원짜리 두 장, 커피를 살까, 길거리 붕어빵을 살까?
친구한테 먼저 연락할까, 기다릴까?
중요한 선택은 인생의 방향을 결정짓는다.
어떤 사람과 결혼할 것인가, 아니면 혼자 살 것인가?
어떤 대학에, 어떤 전공을 택할 것인가?
첫 직장을 어디로 정할 것인가?
안정적인 삶과 내가 하고 싶은 일,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아이를 가질 것인가 말 것인가?
사업을 시작할 것인가, 월급을 받을 것인가?
용서를 할 것인가, 관계를 끝낼 것인가?
부모님의 뜻을 따를 것인가, 내 길을 고집할 것인가?
돈이 우선인가, 가치가 우선인가?
불편해진 관계에서 먼저 손을 내밀 것인가, 자존심을 지킬 것인가?
친구 같은 연인을 만날 것인가, 안정적인 연인을 선택할 것인가?
불의를 보고 침묵할 것인가, 불이익을 감수하고 말할 것인가?
고향으로 돌아갈 것인가, 도시에서 살아갈 것인가?
실패 후 다시 도전할 것인가, 새로운 길을 모색할 것인가?
병 앞에서 치료를 받을 것인가, 삶을 받아들일 것인가?
내가 가진 것을 자식에게 얼마나 물려줄 것인가?
죽기 전, 누구에게 어떤 말을 남길 것인가?
< 지금까지 살아온 길을 돌아보면 >
내가 했던 잘못된 선택으로 후회하는 일과
하지 못한 선택에 대한 아쉬움이 더 오래 남는다.
잘못된 결정을 했던 순간도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
그것조차 나를 만든 조각이 되었다.
그러나
망설이다 놓쳐버린 기회,
두려워서 돌아선 길,
마음속 깊이 원했지만
끝내 꺼내지 못했던 말들.
그 모든 ‘하지 못한 일’들이
문득문득 마음을 두드린다.
젊은 시절 더 많이 외국 여행하고 싶었던 선택,
전원주택에 살고 싶었던 선택,
서울 연희동에 원룸을 사고 싶었던 선택,
어린 아들의 용돈을 주식으로 사 모아 주고 싶었던 선택,
딸에게 프로 골프의 길로 들어가게 해주고 싶었던 선택,
그리고 서귀포에 1인출판사 설립을 위해 원룸을 사고 싶은 마지막 선택 등...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후회는 어쩌면 당연한 그림자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후회는 선택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선택하지 못한 채
스쳐 보낸 순간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인생은 선택이다” 외에 다른 표현으로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요?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우리는 선택한다.
크고 작은 선택들이
하루를 만들고
그 하루들이 모여 인생이 된다.
때론 대학 진학이나 직장처럼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
무거운 선택 앞에 서기도 한다.
하지만 사소해 보이는 선택 하나도
우리의 마음과 하루를 바꾸고,
결국엔 인생의 무늬를 바꾼다.
그래서 오늘도 우리는 묻는다.
“이것을 선택할 것인가, 말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