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지키는 사람들

올제와 AI의 시적 동행 (디카시 004)

by 올제

< 밤을 지키는 사람들 >


모두가 잠든 시간,

세상은 조용히 눈을 감지만
그 어둠 속에서
깨어 있는 빛들이 있습니다.


하얀 가운을 입고
삐 소리 울리는 병실을 지키는 이들,
비상벨보다 먼저 움직이는
의사와 간호사의 발걸음이 있습니다.


아파트 구석 작은 방,

빛바랜 의자에 앉아

우리의 잠을 대신 지켜주는

경비원의 꾸벅이는 인내가 있습니다.


차가운 형광등 아래
편의점 계산대 뒤에서
졸음과 외로움을 견디며
우리의 새벽을 준비하는
알바의 미소가 있습니다.


한 줌의 잠 대신
노인의 숨결을 붙들고
낯선 밤을 견디는
요양보호사와 간병인의 손길이 있습니다.


도심 어딘가,
차가운 서류와 무전기 곁에서
사건보다 먼저 깨어 있는
경찰의 흔들림 없는 눈동자가 있습니다.


철조망 너머의 군부대,

별빛보다 차가운 총열을 붙든

젊은 장병들의 발걸음이 있습니다.


꺼지지 않는 불빛 속,

사이렌보다 먼저 뛰어오르는

소방관의 두 팔이 있습니다.


구름 위 어둠 속을 가르며
새벽을 싣고 날아가는 조종사
정갈한 손끝과 긴장의 숨결이 있습니다.


깜빡이는 전광판과 어둠 속 방송국,
마이크 앞에 선 목소리가 있습니다.


잠 못 이루는 이의 귀에 닿아
당신은 혼자가 아님을,
세상은 여전히 깨어 있음을
조용히 속삭여 줍니다.


우리는 알지 못해도
그들의 밤은,

누군가의 생명이고
누군가의 내일이고
우리 모두의 안녕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 밤의 끝에, 당신이 있어서
세상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가끔씩 잠이 일찍 깨거나 잠이 잘 들지 않을 때가 잦아진다. 내가 잠들지 못한 그런 시간에 오늘도 야간에 중요한 업무로 잠들 수 없는 사람들을 생각해 보았다.

잠을 설친 나의 새벽은 어쩌면 그들 덕분에 안전하게 맞이한 새벽일 것이다. 그들의 이름 없는 헌신을 조용히 떠올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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