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제와 AI의 시적 만남 [디카시 007]
< 삼다수 >
하늘에서 내린 한 방울
돌과 바람 사이로 스며들어
검은 현무암의 심장을 적신다.
돌은 그 빗방울을 삼키듯 받아들이고
현무암의 깊은 숨결 속으로
조용히, 끝없는 여행을 시작한다.
어둡고 고요한 지하의 길
몇 해, 혹은 몇 세대를 지나며
시간을 품은 물은 천천히 익어간다
그 오랜 여행 끝에
바다의 푸른 숨결과 마주하는 순간,
차갑고 맑은 눈빛으로 솟아올라
땅 위의 생명에게 말을 건다.
우리가 마시는 한 모금의 시원함 속에
제주의 바람과 돌,
그리고 오래된 기다림이
투명하게 녹아 있다
삼다수,
내 앞에 있는 생수 한 병,
그것은 우연이 아니라
아득한 세월을 건너온 깊은 인연 같다.
오늘 운동하고 난 뒤 시원하게 마신 삼다수 생수 한병의 의미를 새겨본다. 제주 여행 중에 어승생악 해설사에게 들었던 제주 용천수의 설명이 떠올랐다.
문화 해설사의 설명에 따르면 제주의 용천수는 참 신비로운 물이다. 빗물이 한라산과 오름에 스며들어 다공질의 현무암 지층을 타고 수십 킬로미터를 흘러 바닷가에서 솟아오르는 과정은 짧지 않다.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제주 빗물이 지하로 스며든 뒤 용천수로 다시 나타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십 년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