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올제와 AI의 시적만남 [ 디카시 006]

by 올제

< 기적 >


뉴스에서는 날마다 죽음의 소식이 흘러나온다.


교통사고와 산업재해,

익사와 추락, 화재와 폭발,

그리고 군 장병의 죽음까지.
죽음은 늘 가까이 있다.


주변 지인들도 병으로 힘겨워한다.


심장병과 암,

호흡기 진환과 당뇨

간과 뇌, 신경이

하나씩 무너져가는 이야기들.


나 역시 자유롭지 않다.
눈은 흐릿해지고, 귀는 울리며,
속은 자주 뒤틀린다.


그럼에도 나는 오늘도 걷고, 여행하며,
골프를 치고, 사람들과 웃는다.

아침을 맞이하고, 저녁을 건너며 하루를 산다.


죽음이 그토록 가까이 있어도
내가 아직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기적이다.


살아있다는 건,
위험이 스며드는 매일을 견뎌내며
새로운 아침을 맞는 일이다.


내가 살아있다는 것, 그것 하나로

오늘은 충분하다.



갯벌에서 고립된 70대 외국인 고립자를 구조하다가 실종된 30대 해양경찰관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영흥파출소 소속 이재석(34) 경장은 자신이 착용한 부력조끼를 입혀준 뒤 함께 헤엄쳐 나오다가 실종되었으며 사망한 채 발견되었다.


"자신을 희생해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한 고인의 고귀한 희생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어제는 고등학교 절친으로 부터 전화가 왔다.

네팔에서 트레킹을 하던 절친 형님의 외아들이 고산증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어린 시절부터 영재라 불리며 자라온 과학도였다.

한 가정의 비극일 뿐 아니라, 나라에도 큰 손실이다.

사람의 운명은 이렇게 허무하게 결정되기도 한다.


"자식이 먼저 세상을 떠난 이 지옥같은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까 생각하니 무척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수많은 죽을 고비를 넘긴 것 같다.


지나간 시절을 가만히 되새겨보니,

시골에서 자란 나는 5살쯤에 어른들이 밭일하면서 잠시 쉬는 동안 사촌 형이랑 삽으로 장난하다 형이 휘두른 삽에 눈 바로 위를 맞아 실명의 위기를 넘겼으며, 청소년 시절 자전거를 타다가 트럭에 치일 뻔한 아찔한 순간을 맞이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군대 시절 공병대에 근무하면서 너무 열악한 근무환경에 생지옥 같은 경험에 죽고 싶은 적도 있었고 가장 기억에 남는 죽음의 고비는 교사 시절 가족과 함께 불어난 강물의 돌다리를 건너던 중 돌다리에서 미끄러져 급류에 휩쓸려가는 중 친구의 손을 붙잡아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하였다.


지금까지 살아있는 것은 기적임이 분명하다.


AI에게 묻는다.
사람의 목숨을 위협하는 질병은 몇 가지나 되나요?

AI가 답한다.
한마디로 단정할 수는 없다.
세부 항목만 해도 수만 가지,
게다가 합병증으로 생명을 잃는 경우도 많다.


인간이 살아가며 그 수많은 질병을 피하는 가장 단순한 길은,
스스로 질병보다 강해지는 것이다.


오늘은 산청 수선사에서 살아 있음에 감사드리는 3배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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