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걸어온 강물 위에 [ 디카시 021]
어느 날 문득,
내가 다른 길을 걸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
사업을 했다면
사람들이 놀랄 만큼 성공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나에게 꼭 맞는 직업을 찾았더라면
그 분야의 대가로 불렸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거울을 보면서
‘미운 오리새끼’라 생각하곤 했다.
어린 시절의 나,
남들보다 조금 왜소하고,
조금 부족해 보였던 나를 향해
스스로 오리의 이름표를 붙였던 것이다.
그 믿음이 나를
나약하게 만들었고,
또 때로는 나를
자책 속에 가두기도 했다.
지금 와서 돌아보니
인생이란 결국
어떤 깃털을 가졌는가 보다
차가운 물 위를 얼마나
묵묵히 건너왔는가에 달려 있었다.
나는 백조가 되지 않아도 괜찮다.
오리로 살았던 날들이,
내게는 이미 충분히
아름다운 날개였다.
20살, 내가 다녔던 지방 국립대학교를 다시 찾아보았다. 서울로 가지 못한 아쉬움이 여전히 진하게 남아 있는 곳이다. 그곳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만약 서울로 대학을 진학했더라면…”
“내가 만약 원하는 사업을 했더라면…”
“내가 원하던 직업을 구했더라면…”
어쩌면 엄청난 성공을 거둘 수도 있었겠다는 착각이 스치고 지나간다.
하지만 나는 오랫동안 나 자신을 미운 오리 새끼라 여기며 살아왔다. 이제야 깨닫는다. 우리 모두는 자신 안의 재능을 발견한다면 언제든 백조가 될 수 있었다. 결국, 오리로 사느냐 백조로 사느냐는 타고난 운명보다 자신을 바라보는 생각의 문제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