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피어날 하루

도서관, 천국의 문앞에서 [디카시 035]

by 올제

한 사람이 평생 모아온 궁금함을
세상에 조용히 건네는 곳,
그 서가 사이를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레입니다


도서관은 아무도 다그치지 않고,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으며,
그저 한 사람이 한 문장을
더 깊게 들여다보기를 기다리는 고요한 숲입니다.


책등에는 오래된 햇살이 서리고,
낡은 페이지마다 한 생의 숨결이 남아
천천히 바람처럼 펼쳐집니다.


그 속을 정리하고, 다시 세워두는 일이
노년의 하루가 따뜻하게 적셔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오늘 나는
누군가의 질문이 길을 잃지 않도록
작은 등불 하나를 지켜주는 사람으로 서 있습니다.


도서관이라는 천국의 문턱에서
나의 삶은 또 하나의 새 문장을 써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고요가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건네고,
책들이 나를 부드럽게 비추어 주는 이 자리에서,


그리고 저는 압니다.

행복은 멀리서 오지 않는다는 것을.

책과 사람 사이에 흐르는

이 조용한 숨결 속에서

살며시 피어난다는 것을.


대문사진 : 스타필드 코엑스몰 별마당 도서관이다. (2025년 3월 17일, Apple iphone 11, 4032X3024, ISO64, f1.8, 1/20s


도서관에서 책을 정리하고, 낡은 표지를 보수하고,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봉사활동을 해볼 생각이다.


직함도, 경력도, 과거의 성취도 필요 없는 자리에서 나 자신을 다시 바라보고 싶다. 낮은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경험을 통해, 과연 체면이라는 벽을 넘을 수 있을지 확인해보려 한다.


정말로 자존심을 내려놓으면 새로운 행복이 찾아오는지, 그 해답을 조금 늦게라도 배워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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