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흐르는 자리

힘들어하는 마음을 바라보며 [ 디카시 040 ]

by 올제

마음은 크고 작은 구름처럼

어딘가로 늘 흘러가며 흔들립니다.


불안의 그림자도, 후회의 먼지도

그 흐름 속에서 잠시 머물 뿐입니다.


억누르려 하지 마시고

도망치려 하지도 마시고

그저 조용히 바라보아 주십시오.


그러면

닿을 듯, 닿지 않는 듯 다가오고

사라질 듯, 남아 있는 그 감정들이

내 곁에 와서 속삭입니다.


“나는 산이 아니라,

단지 지나가는 구름일 뿐”이라고.

그저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실 때

마음은 스스로 갈 길을 찾습니다.


새벽 풀잎에 맺힌 이슬처럼

고통과 고민도 어느 순간

잎사귀 끝에서 투명하게 흐릅니다.


오늘도 흔들림 속에서

내 마음이 조금은 더 가벼워지길,

그 조용한 바라봄이

스스로의 빛을 되찾는 길이 되길 바랍니다.


표지 사진 설명: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특별전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 빛을 수집한 사람들》(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소장 로버트 리먼 컬렉션)에서 전시 중인 작품이다.


사진 속의 그림은 프랑스의 화가 쥘 뒤프레(Jules Dupré)의〈소 떼가 있는 리무쟁의 풍경(Landscape in the Limousin with Cattle)〉이다.


이 그림의 주인공은 사실 '압도적인 하늘'이다. 거대한 뭉게구름이 화면 전체를 압도하며, 구름 사이로 쏟아지는 빛이 지상의 소 떼와 나무를 비추는 모습이 매우 드라마틱하다.


구름 사이로 빛을 받아 하얗게 빛나는 소의 모습 등 강렬한 명암 대비를 통해 평범한 전원 풍경을 한 편의 서사시처럼 웅장하게 표현했다.


뒤프레가 그린 저 구름들은 우리 마음속에 늘 자리 잡고 있는 ‘걱정의 무게’와 닮아 있다.

변화무쌍한 삶의 흐름: 저 거대하고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구름은 마치 평온한 일상에 불쑥 찾아오는 수많은 고민과 걱정 같다. 어떤 구름은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듯 무겁고 어둡지만, 어떤 구름은 빛을 받아 눈부시게 하얗다. 우리 인생도 이처럼 어두운 걱정과 밝은 희망이 쉼 없이 뒤섞이며 흘러가는 과정임을 보여주는 듯하다.


그 또한 지나가는 구름의 움직임: 그림 속의 구름은 정지해 있는 것 같지만, 사실 거센 바람에 실려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 지금 우리를 짓누르는 큰 걱정들도 결국은 대기의 흐름처럼 인생이라는 거대한 시간 속을 지나가는 중이다. 영원히 머무를 것 같은 먹구름도 결국 바람에 밀려나고, 그 사이로 다시 빛이 비치게 마련이다.


걱정을 돋보이게 하는 존재: 뒤프레의 그림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분은 구름 사이로 뚫고 나오는 '빛'이다. 구름(걱정)이 없다면 그 빛의 소중함과 강렬함은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서 걱정은 우리를 힘들게도 하지만, 그 고비를 넘길 때 마주하는 찰나의 기쁨을 더욱 찬란하게 만들어주는 배경이 되기도 한다.


결국, 그림 속의 소 떼와 사람들이 거대한 구름 아래에서도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며 살아가듯, 우리도 머리 위의 걱정(구름)에 너무 압도되기보다는 그 사이로 반드시 비쳐올 빛을 기다리며 오늘을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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