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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제 Aug 02. 2024

여름 서귀포 한 달 살기

- 현지인처럼 제주도 즐겨보기 -

올림픽 열기보다 더 뜨거운 여름 서귀포에서 한 달 살기를 마무리하였다.


모든 여행자의 꿈 중 하나가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였던 때가 있었다. 제주도 한 달 살기 열풍이 많이 식었지만, 여전히 브런치 스토리에는 많은 글이 올라온다.      


1. 일시: 2024.06.30.~07.30.

2. 장소: 서귀포시 일원

3. 동행: 부부 (10일간은 어머니와 3명)

4. 비용: 약 400만 원 (숙박 약 200만 원, 왕복교통비 약 40만 원, 1일 약 5만 원)


사진이 빛의 예술이라고 한다면 여행은 날씨의 예술이라고 말하고 싶다. 여행의 만족은 날씨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여름철 여행은 잘못하면 사서 고생한다는 말을 몸으로 느끼고 돌아오기 쉽다.      


내가 제주도의 매력에 빠진 결정적인 계기는 2023 올레길 걷기 축제에 참여하고 나서였다.


올레길 걷기 축제는 하루 한 코스씩 제주올레길을 걸으며 공연, 체험, 먹거리를 즐기는 이동형 축제로 진행되었으며 축제가 진행되는 사흘간에는 마을 주민과 제주올레 사무국이 준비한 다양한 공연과 체험 행사가 진행되어 장거리 걷기 여행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그래도 하루 약 20Km 가까운 거리를 걸어야 하니 큰 용기를 내어야 한다.

올해도 참석하려고 참가 신청과 셔틀 그리고 식권을 신청하였다.     


작년 가을 올레길 축제를 시작으로 겨울에는 한라산 등반을 하였고 제주의 매력에 매료되어 올해 4월에 한 달 살기에 이어 7월에 한 달 살기를 하고 육지로 돌아왔다.  4계절을 경험하였다.


나는 서귀포시에서 숙박하였고 서귀포시 근처에서 여름 한 달 살기 하면서 추천하고 싶은 장소와 활동 그리고 맛집을 몇 군데 소개하려고 한다. 바다보다 산을 좋아하는 50대 이상의 여행자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새벽 고근산에 올라가면 누워있는 여인의 형상을 한 한라산을 조망할 수 있다.>

     

첫째는 법환포구 용천수에 샤워하기 체험이다. 아쉽게도 여탕은 없고 남탕만 있다. 여탕은 인근 정방폭포 아래 그리고 논짓물 유원지에 남탕 여탕이 모두 있으니 즐기시면 된다. 여름에 지리산 계곡을 가본 사람들은 여름 계곡물에 몸을 담그면 계곡물이 얼마나 시원한지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제주도의 바닷가 용천수가 그러하다. 특히 제주 사람들에게는 목욕탕의 개념이어서 쉽게 접근하기 좋고 무료이어서, 한번 가본 사람들은 계속 가게 된다.

올레길 7코스 외돌개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법환포구까지 걷기하고 난 뒤 샤워하는 기분은 무엇과도 바꾸기 어렵다.   동네에서 목욕하러 오신 어르신들을 만나면 반갑게 먼저 인사하는 것을 꼭 잊지 말도록 하자.

  

둘째는 중문색달해수욕장 맨발 걷기이다. 여름철 중문색달해수욕장은 서핑보드 타는 사람들로 늘 붐비는 곳이며 젊음과 낭만이 넘친다. 해수욕을 즐기는 않는 사람이라도 바닷가에서 젊음을 만끽하며 걷는 즐거움은 제주도 여행의 별미이다. 낮에는 태양이 뜨거우니 해 질 녘에 약 1시간 걷는다면 건강에 도움도 되고 멋진 경관도 즐길 수 있다. 여름에는 해파리가 바닷가로 떠내려오는데 나는 작은 막대기로 해파리를 모래사장밖으로 던져 내는 활동으로 나의 걷기 활동에 의미를 더했다. 나의 이런 선한 영향력으로 다른 사람들도 같이 동참해 주는 분이 있어 보람이 있었다.      


셋째는 휴양림에서 느긋하게 독서하고 브런치 글쓰기 활동이다. 내가 추천하는 곳은 2곳이다. 서귀포 치유의 숲, 붉은오름 휴양림이다. 두 곳 모두 입장료가 있지만 저렴하다. 입장료가 있는 대신 방문하는 사람의 수도 적다. 그래서 느긋하게 독서하거나 브런치 스토리를 작성하기 딱 좋은 곳이다. 아침에 가시어멍 김밥을 도시락으로 준비하고 다과를 간식으로 그리고 후식으로 커피까지 준비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서귀포 치유의 숲은 음식물 반입금지이다. 서귀포 치유의 숲에서는 힐링 체험 프로그램을 신청해서 가면 더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다.     

 

넷째는 한라산의 대표 오름 등반이다. 몹시 무더운 여름이지만 한라산의 기온은 약 10도 가까이 낮은 26도 정도로 더위를 잘 못 느낀다. 추천하는 곳은 사라오름과 붉은오름 그리고 어승생악 오름이다. 사라오름은 산행거리가 다소 있지만 등산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다녀갈 수 있고 사라오름 산정호수를 만나면 힘든 모든 여정을 보상받을 수 있다. 붉은오름과 어승생악 오름은 등반 초보들도 쉽게 오를 수 있다.

     

다섯째는 월드컵 경기장에서 제주 FC 관람하기이다.

여름 야간에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에서 울려 퍼지는 함성은 묘한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육지에서 온 원정 팬들은 제주도까지 비행기를 타고 온 열성 팬들이라 그 응원도 아주 특별하다. 육지에서 한 달 살기 하러 온 우리들이 앉아야 할 곳은 당연히 원정 응원석이다. 무더운 여름밤 우리는 서울 FC, 그리고 울산 FC 두 경기를 보았는데 특히 서울 열성 팬들의 응원은 대단하였다. 아쉽게 원정팀이 모두 패하고 제주 FC 응원석에서는 “잘 가세요.”라는 노래로 육지에서 온 원정 팬들을 놀리는 재미난 저녁 시간이었다.   

   

여섯째는 논짓물 담수 풀장에서 넋 놓고 물 구경하기이다.

용천수인 지하수와 바닷물이 만나는 지점에 담수와 해수가 나뉘어 있다.

경관도 너무 멋지다. 해수욕과 용천수 계곡물 수영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 해수욕을 즐기지 않는 우리는 그늘막을 한 곳 빌려 용천수인 담수에 몸을 담그고 오후 시간 내내 물멍 하면서 제주의 오후를 즐겼다. 인생샷을 찍을 수 수 있는 곳이다. 다만 그늘막을 빌리는 비용이 4만 원으로 만만치 않다는 점은 단점이다.    

  

일곱째는 큰비를 만난다면 우중 올레길 걷기와 엉또폭포 만나기이다. 

장마철이라 자주 비가 올 것으로 예상하였지만 잔뜩 흐린 날씨만 만났을 뿐, 적당히 내리는 비 속에서 꼭 하고 싶었던 우중 올레길 걷기는 못했다. 우중에 귤 무늬 비옷을 입고 걷는 상상을 많이 하였지만 한 달 동안 큰비를 만나지 못했다. 큰비가 내렸다면 올레길 7-1코스를 걸으면서 엉또폭포에서 내리는 엄청난 폭포수를 만날 수 있고 엉또산장에서의 산장지기의 정성스러운 준비물과 올레꾼들의 진심 어린 감사의 메모들을 만날 수 있다. 지난 4월에도 7월에도 엉또폭포의 위용은 만나지 못했다.   

   

여덟째는 새벽 고근산 등산과 법환포구 산책이다

한라산의 풍광과 서귀포시의 전체 조망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는 고근산이다. 근처 삼다체육공원에서 왕복으로 넉넉하게 2시간이면 충분하다. 고근산에서 바라보는 한라산의 모습은 긴 생머리의 여인이 누워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정상에서는 서귀포의 주변이 모두 잘 보여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산이였다. 고근산에서 차로 5분만 이동하면 법환포구가 나온다. 법환포구에 차를 세워두고 범섬을 바라보면서 산책하거나 조깅하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가 있다. 여름 풍광은 해 뜨는 시점과 해가 질 무릎이 제일 아름답다. 산행과 산책 후에 법환포구에서 하는 샤워는 최고이다.

<중문 색달해수욕장은 서핑하는 사람들과 해수욕하는 사람, 그리고 맨발 걷기 하는 사람들로 붐빈다.>


우리가 즐겨 찾았던 추천 맛집이다.

추천하는 5곳은 우리 집사람과 함께 방문하여 의견을 교환하고 최종적으로 선정한 5곳 식당이다. 2번 이상 방문하여 처음 갔을 때의 감동이 그대로 유지되는 식당 5곳만 추천한다.   

       

Top 1. 오름 나그네

추천메뉴: 보말칼국수

주관적인 평점: 4.9

참고사항 : 칼국수의 면은 녹차와 보리쌀가루로 만들어 목 넘김이 부드럽고 건강한 맛이 느껴진다. 예약은 안되며 현장 대기해야 한다.        

   

Top 2. 중문수두리보말칼국수

추천메뉴: 보말죽

주관적인 평점: 4.8

참고사항 : 접근성이 좋은 중문에 위치하고 있고 늘 사람들로 붐빈다. 반드시 예약 어플로 예약을 하고 가야 대기 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     

 

Top 3. 옹기밥상

추천메뉴: 옹기밥상 정식

주관적인 평점: 4.7

참고 사항 : 바싹하게 구운 옥돔과 돼지고기쌈, 그리고 오징어무침이 반찬으로 나오고 밥은 돌솥으로 지어 구수한 맛이 난다.     

 

Top 4. 한라산아래 첫 마을

추천메뉴: 비비작작면

주관적인 평점: 4.6

참고사항 : 제주 메밀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특한 맛으로 건강한 맛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Top 5. 중앙식당(화순)

추천메뉴: 성게보말미역국

주관적인 평점: 4.5

참고사항: 안덕면 화순지역이라 맛집이어도 접근성이 조금 떨어져 사람들이 많이 붐비지 않는다는 장점과 택배로 이용하여 육지에서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음. 성게보말미역국 외의 메뉴 외는 추천 아님.


기타 간편식 추천 : 가시어멍 김밥(서귀포본점)

추천메뉴: 가시어멍김밥

주관적인 평점: 4.5

참고사항 : 전화 예약이 필수이며 30분 이상 여유를 가지고 전화 주문하여 테이크아웃하는 요령이 필요하다.

      

우리가 즐겨 찾았던 서귀포시 카페 베스트 4

테라로사 중문점, 테라로사 서귀포점, 댄싱 두루미, 프릳츠     

 

<오름나그네의 보말칼국수, 제주도에 이 칼국수 먹으러 오신다는 손님의 멘트도 들었다. 우리에게도 맞는 이야기이다. >

음식의 맛은

그날그날

‘얼마나 시장 한가? ’

그리고 ‘음식이 얼마나 정갈한가?’에 따라 수시로 달라지는데     

같은 음식이

나의 몸 컨디션에 따라

동행자에 따라

날씨에 따라

맛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맛집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 의미가 없다.     

다만 무엇을 먹을까 선택의 문제가 있을 때 참고하시라고 정리하여 올려 본다.      


< 많은 양의 민물이 해안과 너무 가까운 곳에서 솟아나 농업용수나 식수로 사용할 수 없어서, 물을 그냥 버린다(논다)는 의미로 '논짓물'이라고 불렀다. >

제주도 여행 중 한라산 둘레길 산행 중 은퇴하고 제주에서 4년간 살고 계신다는 마취과 의사 선생님을 우연히 만나 같이 산행을 하였다. 인적이 드문 돌오름길이라 같이 다니니 마음이 편해서 약 1시간 동안 같이 다니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제주 살이는 나의 관심사이기도 해서 물어보았다.

"언제까지 제주에 계실 생각이신지요?"

"75세까지 제주에 살려고 계획하였는데 80세까지 제주에서 살려고 합니다. 제주도에 살면서 건강이 좋아져서 나의 기대수명을 75세에서 80세로 늘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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