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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제 Nov 11. 2024

올레길 걷기 “참여의 기쁨, 잊지 못할 경험”

꼬닥꼬닥 올레 “걸을 맛이 난다.”

       

가을의 정취가 제주를 물들인 11월 7일, 걷기 여행자들의 심장을 설레게 만드는 ‘2024 제주올레 걷기 축제’가 사흘간의 일정으로 화려한 막을 올렸다. 바람이 속삭이는 제주, 발걸음마다 감동이 흐르는 제주 올레길 축제에, 작년에 이어 두 번째 다녀왔다. 3일 동안 1만여 명의 발걸음으로 올레길을 수(繡) 놓았다.    

 

< 올레길은 걷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시작공연, 길거리 공연 등 지루할 틈이 없다. 가을 양배추밭사잇길로 걸어가는 올레꾼들의 모습이 장관이다.>


1. 여행일시: 2024.11.06.~11.10. (4박 5일간)     


2. 올레 축제 기간: 11.07.~11.09. (3일간)     


3. 올레 코스: 14구간(19.9km), 15구간(15km), 16구간(10km) 총 45km

       -14코스(저지 녹색 농촌체험장~한림항)

       - 15-B코스(고내리 레포츠 공원~한림항)

       -16코스(고내리 레포츠 공원~항몽유적지)     


4. 참석인원: 6명     


5. 평점: 4.9/5 (좋은 날씨와 멋진 행사, 그리고 가족이 함께 참석하여 무척 만족함)    

      

전국에 수많은 축제가 있다. 특히 가을이면 지자체마다 축제 경쟁이다. 그러나 막상 유명한 축제라고 가보면 어떻게 무엇을 즐겨야 하는지 잘 몰라서 제일 중요하고 재미난 행사는 놓치기 쉽다. 한꺼번에 여러 가지 행사가 진행되다 보니 모두 즐기기가 어렵고 정보도 부족하다. 그러나 제주도 올레길 축제는 이동형 축제로 시간을 잘 맞추어 간다면 여러 가지 부대행사를 모두 즐길 수 있다. 두 번째로 다녀온 제주 올레길 축제 후기를 남겨본다.      


11월 첫 번째 목, 금, 토요일로 진행하는 제주 올레 축제는 평일이 이틀이나 되어, 은퇴하기 전에는 한 번도 참석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작년 참석하고는 이런 생각을 해본다.

올레길 축제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 제주 해녀도 만나고 바닷길과 억새산길도 만나는 변화무쌍한 길이 펼쳐진다. >


< 올레 축제를 즐기는 6가지 꿀 팁 >      


1. 가족, 친지, 지인 등 여러 사람이 참석한다. 혼자 하는 여행보다는 주변의 가족과 지인에게 올레 축제의 감동을 홍보하여 알려 함께 하면 여행의 즐거움이 배가 된다.      


2.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길 위의 공연을 즐긴다. 3코스 약 45km 구간 동안 약 5km마다 거리공연을 펼친다. 공연 시간을 숙지하여 시간에 맞추어 간다면 걷기 동안 무려 약 10회의 각종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심심할 틈이 없다. 혼자 가는 길이 20km라면 극기 훈련이겠지만 여럿이 같이 그리고 공연을 즐기면서 걷는 45km는 누구나 다 도전할 수 있다.     


3. 커피 맛집을 잘 활용한다. 신선한 커피를 좋아한다면 올레길 중간에 만나는 핸드드립 커피를 즐기면서 길을 걷다 보면 아드레날린이 솟구쳐 즐거움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어진다. 길을 걸으면서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는 개인용 텀블러가 필수이다. 화장실 이용을 하기 위해서 줄을 많이 서는데 커피숍에서 해결하는 장점은 덤이다.       


4.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이용하는 점심시간도 혼잡할 수 있다. 그래서 가벼운 돗자리를 준비해 가면 점심시간은 마치 가을 소풍을 온 듯한 멋진 점심 장소를 제공한다. 우리 일행은 돗자리 대신 상품 포장에 이용하는 가볍고 넓은 보자기를 이용하니 점심 장소를 마련하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5. 시작 지역과 종점 지역에는 다양한 이벤트와 행사가 있다. 이벤트에 참여하면 선물도 푸짐하게 준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벤트에 참여하여 1인용 매트 등 작지만 소소한 선물들을 받아왔다. 자연을 무대로 펼쳐진 공연, 다채로운 현장 이벤트는 제주 올레 축제만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      


6. 제주 올레길의 또 다른 매력은 마을 주민들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제주 향토의 점심을 빼놓을 수 없다. 월령 부녀회의 ‘뿔소라 강된장 톳 비빔밥’과 ‘표고 장아찌 비빔밥’, 귀덕1리 부녀회의 ‘채소튀김 카레’ 등,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별미들이 올레꾼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 길 위에서 펼쳐지는 공연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공연시간에 맞추어 느긋하게 걷는 마음이 필요하다. >


축제는 참가 신청 없이도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제일 중요한 것은 매일 10km 이상 걸을 수 있는 건강한 체력을 가지고 있어야겠다.     


 영국의 부유한 사업가인 찰스 부스(Charles Booth)는 막대한 사비를 털어 영국의 빈민 100만 명을 조사한 적이 있었다. 「사람이 가난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저서에서 찰스 부스는 사람들이 게을러서 가난해진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사람들이 가난해지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건강’이었다.  어느 정도 재산이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중병에 걸리면 가산(家産)을 탕진하고 다시 재기하지 못했다. 또 대다수의 극빈층 사람은 오히려 부자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더 오랫동안 일하고 있었다.     


젊음을 바쳐 열심히 일한 우리 은퇴자들이 제일 필요한 것은 바로 건강이다. 걸을 수 있는 마지막 순간까지 제주 올레 축제를 즐겨보려고 한다. 내년 가을에도 올레 축제에 참석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제주 올레길을 세상에 나오게 해 주신 서명숙 이사장님 그리고 행사 준비를 위하여 도움을 주신 수많은 자원봉사자들님들께 진심 어린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P.S. : 2일 차 행사 중 종점 공연은 어선 사고로 취소되었으며, 행사를 마친 장소는 쓰레기가 하나도 없이 말끔하였다. 어선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선원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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