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주 6일. 탄생.
복도 저 멀리 끝, 창가에 걸친 나뭇가지에 층층이 눈이 쌓여가던 2월 2일, 겨울이가 우리에게 왔다.
아내를 보내고, 홀로 앉은 복도에서 바라본 창 밖의 풍경은 유난히도 추웠다.
영화관에서 모두가 웃을때, 혼자 눈물을 흘리는 사람은 작품에 대한 이해도나 공감대가 떨어지는 사람이라 줄곧 생각을 한 오늘의 나는 영화관에서 혼자만의 생각과 감정에 빠진 사람이었다.
급작스러운 진료와 대학 병원에서의 입원, 신생아 중환자실의 빈자리를 기다리며 초조했던 꽉 채운 이틀이 하나의 손짓과, 딸꾹질 소리 하나로 녹아내렸다.
-
제왕절개라는 큰 수술을 걸친 아내는 점차 회복중이다.
어제 새벽부터 진통으로 잠을 한숨도 못 잔 아내가 잠을 더 잤으면 했지만,
겨울이가 건강하다는 기쁨과 엄마와 아빠가 된다는 설레임은 아내의 눈과 입을 트였다.
존재 자체로 감사한 겨울이가, 조물락거리는 손짓에 미소를 보인 2월 2일의 내가, 10개월의 시간을 지나 비로소 편안하게 숨을 내뱉는 아내가 오랜 기억 속에 머무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