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깜짝할 사이

28주

by 시몬

1. 대단한 일이 있는 일상도 아니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하루를 보내다보니 2달이 넘는 시간이 지나있다.

겨울이는 안에서 무얼하는지 엄마의 배를 발로 차기도, 미끄러지기도, 다소 바쁜 것 같다.

저녁에 잠들기 전, 튼살크림을 바르고 겨울이의 움직임을 잠시 손으로 느낀 뒤 잠에 드는 게

하나의 수면 습관이 되었고, 이 사소한 습관 또한 잊고 지나간 날이 많았다.

2. 7주라는 시간 사이, 아내는 임당검사를 무사히 통과했고 키위를 챙겨먹는 습관이 생겼다.

아침에 채 뜨지 못한 눈으로 키위 하나를 깎는 걸로 생색을 내고 있었나 싶어 마냥 부끄럽기만 하다.

바쁘다라는 핑계 속에서 나는 많은 소중함들을 흘려 보냈다.

겨울이가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할 때, 이런 실수로 다시 시간을 흘려 보낼까 두렵기도 하다.

3. 홀몸이 아닌 아내는 틈만나면 자신이 돼지같나며 몇번이고 물어본다.

그럴때마다 나는 나의 배를 만지며 진짜 돼지를 찾아보고는 한다.

4. 아내는 정말 이쁘다. 연애를 할 때도 새삼 이쁘다는 생각이 입 밖으로 나오는 경우가 제법 많았는데 지금도 여전하다. 겨울이는 엄마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서인지 아내의 피부는 그 어느때보다 깨끗하고 맑다.

5. 결혼식 후 미처 쓰지 못한 경조사 휴가를 다가오는 12월에 함께 써볼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다. 지금이 아니면이라는 생각과 남들도 괜찮게 봐줄까? 라는 고민은 매번 함께 찾아오며, 이번에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 지 모르겠다.


어느새 코 끝에는 제법 차가운 바람이 불어와 옷을 한 겹, 두 겹 껴입기 시작했고

하루가 다르게 불러오는 아내의 배에선 겨울이도 기지개를 보다 크게 펴며 우리를 부르고 있는 11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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