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 끝나지 않는 신병

주변 사람들이 다치기 시작했다.

by Aria

먼저 가족인 동생이 다쳤다. 동생이 다치는 것도 꿈으로 꿨었다.

동생이 다칠 때 나는 일 때문에 중국 광저우에 있었다. 2023년 11월 첫째 주였다.


꿈속 배경은 지하철 플랫폼이었다. 등을 맞대고 서서 지하철을 기다리는 곳. 외할머니는 돌아가셨고 친할머니는 살아계셨는데 외할머니께서 친할머니를 데려가려고 하셨다. 친할머니는 그걸 또 순순히 따라가셨고. 나는 화가 나서 할머니들의 손을 탁! 치면서 친할머니의 손을 잡아챘다.


"할머니! 지금 어디를 가시는 거예요! 외할머니도 그냥 가세요!"


나는 친할머니의 손을 잡고 외할머니와 반대방향으로 가는 전철을 타러 걸어갔다. 그곳엔 내 동생들도 있었다. 동생들은 플랫폼을 돌아다니며 놀고 있었다. 왠지 나는 너무 화가 나서 동생들에게 소리쳤다.


"야! 너희도 빨리 내 옆에 붙어. 빨리 오라고!"


그러나 동생들은 내 말을 듣지 않았다. 너무 화가 난 나는 막내인 남동생의 손을 낚아챘다. 왼손엔 친할머니, 오른손엔 남동생. 더 이상 잡을 손이 없었던 나는 둘째인 여동생에게 소리쳤다.


"너도 빨리 오라고! 왜 말을 안 들어!"


그러자 여동생은 시무룩하게 풀이 죽어서 내게 천천히 걸어오는데 그때 잠에서 깼다.


너무너무 생생한 꿈이라서 침대에서 일어나자마자 한국의 가족들에게 전화를 돌렸다. 먼저 할머니에게 전화를 드렸고 무사한 걸 확인했다. 그러고 남동생에게 전화했다. 별일 없었다. 여동생에게 전화를 하니 받지 않았다. 뒤늦게 폰을 확인하니 카톡이 하나 와있었다. 새벽에 여동생이 보낸 카톡에는 뜬금없이 내가 보고 싶다고 적혀있었다. 나는 어머니께 전화를 드려 혹시 별일 없는지 확인했다. 어머니도 별 일이 없으셨고 나는 꿈자리가 너무 뒤숭숭하다고 말씀드렸더니 어머니는 조심스럽게 이야기하셨다.


지난밤 여동생이 단감을 깎다가 손을 크게 베어 정형외과 전문 병원에 입원해 응급 처치를 했다고 하셨다. 당장 수술이 어려워 일단 응급처치만 해놓은 상태였고 다음날 날이 밝자마자 첫 스케줄로 수술에 들어간다고 하셨다. 그냥 일자로 베인 것이 아니고 측면으로 살점이 날아가버려 일단 봉합을 하겠지만 떨어져 나간 살점이 붙지 않고 괴사 할 경우 엉덩이 조직을 이식해야 한다고 하셨다.


나는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세상에 이게 무슨 일이야. 꿈속에서 내가 여동생의 손을 잡지 않았던 것이 생각이 나 너무 괴로웠다. 어떻게든 내가 가서 팔이라도 잡았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그러나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여동생이 겨우 회복하고 퇴원했는데 이번엔 비가 내리는 날 길에서 미끄러져 발목이 골절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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