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풀 뜯어먹기
오늘도 점심을 먹고서 심심해하는 땅콩이를 데리고 반려견 놀이터로 향합니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머리가 지끈지끈한 요즘 땅콩이보다 제가 이 시간을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대충 빈 속은 채웠지만 마음은 공허한데, 햇빛으로 환한 낮에 혼자가 아니라 같이 나가면 기분이 한결 좋아집니다.
땅콩이가 이제는 정말 산책길을 가는 데에 거침이 없습니다. 무서운 터널도 주저함 없이 통과합니다. 탄천변으로 나오면 보다 더 업됩니다. 잔뜩 쌓인 흙더미에 올라가 앙증맞은 양발을 사용해 흙을 파헤치기도 하고 생전 오르지 않던 풀밭에 과감히 올라가 걸어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당황스러운 일을 만납니다. 땅콩이는 갑자기 잔디가 깔린 들판에 배를 대고 눕더니 풀을 뜯어먹습니다. 식탐이 많아서 밥을 줄 때마다 우렁찬 목소리를 들려주고 바닥에 떨어진 과자 냄새를 귀신같이 맡고 주워 먹는 땅콩이지만 야외에서 풀을 뜯어먹는 행동을 보인 것은 처음입니다.
반려견이 풀을 뜯어먹는 것은 크게 문제 될 것 없는 행동이고, 풀을 먹는 원인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고 합니다.
1. 심심하거나 지루하다고 느낄 때 놀기 위해
2. 냄새와 맛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3.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4. 속이 불편해 토하거나, 소화를 돕기 위해
5. 섬유질 등 영양소가 부족할 때
땅콩이가 풀을 먹는 정확한 이유는 역시 알 수 없지만 아직 어린 강아지이기 때문에 2번 "호기심"이 가장 유력해 보입니다. 산책길에 냄새를 맡고 한 번 맛을 보니 괜찮아서 조금 더 먹어본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하지만 길에 난 풀을 먹는 게 그리 좋지 않다고 합니다. 제초제 같은 약품이 뿌려졌을 수 있고 풀을 먹다가 몸에 해로운 기생충이나 유충을 함께 섭취할 수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개에 독성을 가진 클로버 같은 식물을 먹게 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풀이 없는 쪽으로 반려견을 인도해야 한다고 합니다.
풀을 먹는 것이 신기하고 귀여워 보여서 한참 쳐다보며 사진 찍기 바빴는데 하마터면 땅콩이에게 위험할 뻔했습니다. 알아야 하는 것이, 조심해야 하는 것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개는 사람과 다르기에, 반려견은 나와는 같지만 다른 세상을 살고 있기에… 내 기준에서 판단하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나에게는 사소한 부주의가 작은 그에게는 사소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늘 명심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