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 정복기(-ing)
며칠 전 땡땡하게 부풀대로 부푼 여드름에 손길이 닿자 나도 모르게 "악!"하고 소리가 나왔다.
'하이고, 내가 여드름 때문에 고민에 빠질 줄이야.' 하고 남이 보면 다소 재수없을 수 있는 생각을 했다. 근데 정말.. 학창시절 어머니의 유전자를 물려받아 유난히도 깨끗하고 탱글한 볼따구를 자랑했던 나였기에 다소 당황했다.
약 1주 전, 고개를 살짝 내밀었던 제 1 여드름은 바로 그 옆에 옥수수 한 알만한 제 2 여드름을 복제해냈다. 그리고 호르몬의 영향으로 제 3의 여드름도 얼굴을 비췄다. 무심하게 지나가기에는 또 좀 나이가 든 것일까. '깨끗한 피부로 어려보이고 싶은데... '라고 생각하며 외출 준비를 하던 중, 실시간으로 콧등이 빨개지며 제 4여드름이 수욱 올라오는 것을 발견했다.
'아니 이게 대체 무슨 일일까?' 거울에 비친 버뮤다 삼각지대를 바라보며 탄식했다. 그런데 더 당황스러운 것은 지금 머리를 내민 애들을 어찌 처단할지 판단이 안 선다는 부분이었다. 급한대로 자기 전에 집에 있던 여드름 연고를 덕지덕지 바르고 자기 시작했다. 물론 며칠동안 별 차도는 없고, 연고가 따갑게만 느껴지고 있어 이러다 거대 흉터로 흔적을 남길까 두려워졌다.
장성한 어른이 된지 오래된 마당에 여드름 몇 마리(?)를 박멸하지 못해 이렇게 쩔쩔매다니! 인생을 살며 이제는 왠만한 일에 크게 놀래지도, 동요하지 않게 되었는데 새해맞이 얼굴갈이(?)에 마음이 흔들리다니.... 아무도 뭐라하지 않지만 자존심이 구겨졌다.
좀 웃기지만 이참에 공부를 좀 해서 다음 번 습격에는 효율적으로 대응하겠다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