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29
아침 누군가의 방문자 차가 이상하게 놓여있어서 전화할까 말고, 피해 빼다가 건물 모서리에 내 차를 긁었다. 일주일 전에 당근에서 예약해 놓은 원목의자를 사러 갔다. 당근을 하며 알게된 사실-사람들이 목재로 만든거면 다들 원목이라 하는구나-라는 것. 하하하 하지만 나는 사진으로 충분히 구분할 수 있지요. 그런데 오늘 사러 간 의자는 원목도 아니고 사진에 없던 상처가 많았다. 그래 원목은 내가 미스, 그래도 가격이 원목가격이잖아.. 상처가 있으면 사진을 올리거나 설명을 해야하는거 아닌가요? 평소 같으면 이 이상한 놈에게 따졌겠지만 오늘의 나는 생기도 기운도 없어 말과 욕을 입 밖으로 못 뱉었고, 아까운 시간을 낭비한 채 꾸리한 기분으로 그냥 돌아왔다. 사무실 주차를 하려는 데 택배차가 막고 있었다. 그래 택배.. 저 건물 안에서 바삐 움직이고 있을 테니까 그냥 기다렸다가 주차했다.
묘하게 걷다가 돌멩이아 자꾸 걸리는 느낌이다.
이런 기분이어서 오늘 밤엔, 내 코지한 스몰 거실에 이것저것 할 수 있는 역시 코지한 워크스페이스를 만들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선 의자가 필요했다.
퇴근쯤 당근에서 괜찮은 의자를 구매하기로 했는 데 우연히도 종종 가는 동네 카페, 스몰커피였다.
마침 뒷좌석엔 출근길에 촐이 건네고 간 사과가 있었다.
이 사과들은 음성 스님에게서 청주 식이엄마에게, 식이엄마에게서 후암 식이에게 건네져 촐을 통해 망원 나에게로 온 것이다.
카페문을 열고 나에게로 온 사과 중 하나를 사장님께 건넸다.
제가 당근이에요-흐. 흐.
원두도 사고 의자도 사서 돌아오는 길,
이처럼 사소한 일로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스님에게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