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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잡글

개와 겨울과 산색

2025.02.06

by 두부세모


올해 쓸 게 많았지만 그것들은 시간과 체력으로 휘발시켰다.

오늘 오후 살구와 산책한 시간도 휘발할까 휘리릭 우선 적자!


오늘처럼 추운 날은

기상해 따뜻한 물 한잔하고 살구 밥을 만들어 놓고 똥책 후 밥 주고 나는 요거트 먹고 할 일을 한다.

긴 산책은 오후 산책으로 미룬다.


늦은 점심 후 산책할 시간이다.

너무 춥고 당장 끝내야 할 게 많아 가기 싫지만 꽁꽁 싸매고 나간다. 어차피 해야 할 거 추위를 이기기 위해

역할놀이를 시작했다.

살구는 왕이요, 나는 신하.


저하, 어디로 가실까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코스로 가보자꾸나.

그러지요.

(킁킁킁킁킁 킁킁)

주인님, 소인이 늘 궁금한 게 있사온데 매일 맡는 냄새 그리 재밌습니까? 냄새는 왜 맡는 겁니까?

(킁킁) 알 거 없다.

알려주십시오..

넌 너무 복잡하게 생각한다. 난 매일이 새롭다. 따라오너라.

(쩜)

잠시 멈춰라 (끄응)

똥을 줍겠사옵니다.

허 - 빨리, 빨리 주워라.

자.. 잠시만요 비니루가.. 안벌려집니다.

힝.. 춥다

돼 됐습니다! 똥을 보니 오늘도 건강엔 이상이 없네요.

그러하군(킁킁- 킁- ) 꺾어가 볼까.

오늘은 한강으로 나가는 건 어떻습니까?

나는 자연도 좋지만 인간들이 사는 동네를 거니는 게 더 좋구나.

제가 오늘 사람 없는 곳을 좀 걷고 싶은데요.

어허! 따라오너라. 다른 이들은 뭘 먹고사는지 궁금하니 좀 둘러봐야겠다.

.(킁킁) 올라가 보자.

아니되옵니다..

.

.

.

우선 여기까지. (멍멍이시키 쿨쿨 코 골며 잘 자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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