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동네 어느 모퉁이를 13년간 지켰던 카페가 문을 닫았다- 고 들었다. 같은 망원이라 하지만 집에서는 조금 먼, 좋아하지만 몇 번가 보진 못한, 그래도 우정님이 가끔 원두를 사 와 사무실에서 마시곤 했던, 우리집에도 이곳에서 1/9일 자로 산 원두봉투가 싱크 위에 놓여있다.
사라지는 것들은 아쉽다. 나와 별로 관계도 없는데 유독 그랬다. 내가 좋아하는 곳들은 나보다 유난히도 잘 사라진다.
동시에 잊고 잘 지낸다. 문득 떠오를 때가 있지만, 그럼 한참을 거슬러 들어가 시간을 쓰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안 아쉬운 건 아니다.
몇 날간 산불 뉴스에도 많은 감정이 섞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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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뿐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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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작게 벌어지는 일들이 나의 일부처럼 붙어있다. 그렇다고 이런 내가 싫다는 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