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by 옥희

오늘 소나기가 내렸다. 이글거리는 한낮의 태양을 검은 구름이 가리더니 잠시 대지를 식혔다.

달구어진 도로에는 물을 뿌려 불을 껐을 때와 같이 연기가 올라왔다. 그래도 하늘에서 비를 뿌려대는 모습을 보는 게 얼마 만인가. 얼마 전에 장마도 끝났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비 한 방을 보지 못한 마른장마였다.

저녁해가 떨어질 때쯤이면 호수를 이용해 마당에 화초들에게 물을 뿌려보지만 한번 내린 소나기만 못하다. 구름이 밀려가더니 해가 떠올라 더위가 시작되었다. 농사를 위한 해갈을 위해서는 충분하지 않으면서 얄궂게 맛만 보이고 비는 그쳤다. 그저 마른땅에 먼지를 가라앉게 했을 뿐이다. 이왕 내리는 비 저녁까지 충분히 내려 땅을 바라보는 농사꾼들의 근심을 덜어준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농사를 짓고 있지 않는 나도 마당의 화초들을 볼 때마다 태양 열에 같이 타들어간다. 내일도 아쉬운 대로 잠시 비를 뿌리는 구름이 몰려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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