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비소리

붉은 태왁

by 옥희


이른 아침 바라본 바닷가에는 주황색 태왁이 둥둥 떠다녔다. 밀물 때라 바닷물은 도로 가까운 곳까지 밀려들어왔다. 해녀들은 물때를 놓치지 않으려고 이른 아침부터 물질을 시작했을 터였다. 자전거를 한쪽에 세워놓고 "호이" 하는 해녀들의 숨비소리를 들었다.

바다에 떠있는 태왁은 어릴 때 할머니가 짊어지고 다녔던 태왁과는 달랐다. 지금의 태왁은 눈에 잘 띄도록 주황색으로 바뀌었다.


해녀들의 물질은 생명을 담보로 한다. 깊은 바닷속에서 필사적으로 올라와 태왁을 붙들어 숨을 쉬어야만 살 수가 있다. "호이"소리가 들려야만 살아있다고 알리는 것이다. 깊은숨을 들이마시고 다시 잠수하는 오리발이 잔 물거품을 일으키며 잠수했다.


돌아가신 친정어머니는 긴 한숨을 쉴 때가 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거의 숨비소리에 가까웠다. 살아가기에 고단했으므로 긴 한숨으로 "호이" 소리를 내며 하루를 보냈다고 알리는 소리였을 것이다.


도로변에 줄줄이 세워져 있는 삼륜 스쿠터는 물질하는 해녀들의 교통수단이 되었다. 아침 물질을 끝내고 돌아가는 스쿠터 행렬은 장관을 이룬다. 가족을 위해 바다에 뛰어들고 있는 해녀들의 숨비소리가 여유 있게 들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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