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면 나만 손해
병원에 진료받으러 갔다가 주저앉아 허리를 다쳤다는 진실이 권사님이 퇴원하고 교회로 나왔다. 허리 부상이라 모두들 걱정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도 안정하고 시술 후 걸어 나올 수 있어서 퍽 다행스러운 일이었으며 모처럼 얼굴을 보니 반가웠다. 아무래도 움직임이 전 같지는 않아서 엉거주춤한 자세가 눈에 띄었다.
우리 나이가 젊지는 않다는 것을 생각해서 매사 조심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나 역시도 나이를 잊어버릴 때가 있다.
돌아가신 친정어머니는 팔십이 넘으셨을 때도 내가 하는 일에 나서서 "내가 해주마"라고 자주 말씀하셨다. 나는 어머니의 이런 모습이 싫었다. 어머니는 가만히 계셔야 할 때도 있는 것이라고 얘기해도 듣지 않고 손수 뭔가를 해주고 싶어 하셨다. 그럴 때마다 어머니를 타박했다. 그랬던 나도 언제부터인가 어머니를 닮아가는 것 같다.
"엄마는 외할머니랑 똑같아."
어머니를 닮지 않으려고 애를 썼는데 할머니와 똑같다는 애들의 말을 들을 때면 대꾸할 수가 없다. 어쩌다 애들에게서도 주의 아닌 주의를 받을 때면 내가 어머니에게 했던 그대로 되받고 있다는 생각에 과거에 고분고분하지 못했던 나를 떠올리게 된다.
그런 어머니도 말년에는 허리로 인해 고생을 많이 하셨다. 특히 집안일을 우선시하여 당신 몸을 아낄 생각을 못 했던 어머니를 생각하면 모른 척 드러누워있던 내가 생각나 가슴이 아려온다.
젊거나 어렸을 때 생각이 나이가 들어서까지 변하지 않는 경우는 없는 것 같다. 지금보다 젊었을 때 지금 같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일이었다. 지금보다 나이가 어렸을 때 지금처럼 혈기를 부리지 않았다면 덜 실수하며 살았을지 모르는 일이었다. 지금과 같이 열심히 꾸준하게 하는 일이 있었다면 아마도 더 유익한 일을 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었다. 몸과 마음이 같이 성장하지는 않는 모양이다.
나는 이제부터 내 몸 하나 잘 건사하며 살 수 있다면 성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진실이 권사님도 건강관리에 신경 쓰고 무리하지 않도록 하라고 격려했다.
"아프면 나만 손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