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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상국 Feb 12. 2023

우크라이나 전쟁이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2/2)

; 우크전쟁이 우리경제에 어떤 큰 영향을 미칠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세계경제 특히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2)

경희대학교 김상국 명예교수


시진핑의 3연임이 결정된지도 벌써 몇 달이 지났고, 금년 2월에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도 이제 해를 넘기게 되었다. 전쟁은 참혹한 것이지만 전쟁이 있음으로 해서 세계는 크게 바뀌는가 보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은 몇가지 명확한 영향을 전 세계에 미칠 것이다.


첫째는 세계화 현상(Globalization)에 대한 반성이다.


군더더기를 다 빼고 세계화를 간단히 정의한다면 ①세계 어느 나라에서든지 가장 싼 곳에서 자원을 가져와 ②그것을 가장 싸게 만들 수 있는 나라에서 만들어 ③전 세계 모든 나라에 판매할 수 있도록 ④ 전 세계를 하나로 묶어 버리자는 것이다. 이런 의도에서 미국이 강력하게 주장하여 만든 것이 바로 FTA와 UR(우루과이 라운드) 그리고 WTO다. 


이러한 세계화의 분위기 아래 전 세계 기업들은 『경쟁력』이라는 하나의 무기를 가지고, 이 나라에서는 자원을 저 나라에서는 생산을 그밖의 다른 모든 나라에서는 판매를 하였다. 삼성이나 애플의 사업방법을 보면 너무 쉽게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결과 전 세계는 특히 경쟁력을 갖춘 나라는 엄청난 풍요를 누릴 수 있었다. ‘헬 조선’하며 철없이 떠드는 사람도 있지만 우리나라도 단군 이래 최대의 풍요를 누릴 수 있었다. 


그러나 세계의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확 끼엊는 두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시진핑과 푸틴이었다. 등소평의 도광양해 충고를 무시하고 시진핑은 자신의 황제(皇帝) 권력 장악을 위해 대외적으로 너무 심한 늑대외교(전랑외교)를 펼쳤다. 


국내에서도 기업이 힘이 공산당 보다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중기업 이상의 기업에는 공산당원을 파견하여 경영에 간섭하게 하였다. 더욱이 국민들의 인기를 끌기 위해 공동부유(共同富裕)라는 결과적으로는 부자 없애기 작전을 시행하였다. 먼 장래로 볼 때 중국에게는 정말로 뼈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시진핑의 터무니 없는 이런 행동에 푸틴이 또 다른 실수를 더함으로써  전 세계 국가들에게 확실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다. 즉 아무런 명분이 없는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을 일으킨 것이다. 


이 두 사람의 이해 안되는 행동으로 전 세계 자유주의 국가들은 명확한 몇가지 교훈을 얻게 되었다. 첫째, ‘영토 확장을 위한 전쟁이 결코 사라진 것이 아니다’는 사실과 둘째, ‘지나친 세계화는 어느 땐가는 확실한 값을 치르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 두가지 사실은 세계 여러나라의 국정운영에 명확한 변화를 가져오게 하였다. 그것은 곧 ‘자기 영토 수호를 위한 국가 『재무장의 필요성』’과 ‘자유주의 세계 수호를 위한 『공급망의 재편』’이다. 


그 동안 저지른 턱없는 갑질에 자유세계 국가들은 중국에 대해 상당한 회의심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엄청난 중국 시장의 크기와 월가의 넘쳐나는 자금의 수요처로서 중국을 버린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러나 푸틴과 시진핑 두 독재자들의 무모한 겹치기 행동은 자유세계 특히 미국이 마음을 정하는데 매우 큰 역할을 하였다.  


그 결과로 나타난 가장 중요한 특징이 바로 『재무장의 필요성』과 『공급망의 재편』인 것이다. 이외에도 많은 것이 있지만 이 두가지 특성에서 기인한 것들이기 때문에 분석의 초점을 여기에 맞추기로 하겠다. 


첫째는 우선 재무장의 필요성이다. 


재무장이란 자기나라를 지키기 위해 군비를 갖추는 것이다. 세계 제1의 무기 생산국가는 당연히 미국이다. 지금도 최고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미국 무기는 몇가지 단점이 있다. 가격이 비싸고 업그레이드에도 너무 많은 돈을 요구하며 주문 후 전달 받기 까지 2,3년 4,5년이 보통이다. 러시아 바로 옆에 있는 나라들로서 최장 4,5년까지 기다린다는 것은 언감생신 말이 되지 않는다. 


그럼 어떠해야 하는가? 당연히 대안을 찾아야 한다. 그런데 대안이라는 것이 마땅치 않았다. 불란서, 이태리, 스웨덴제 무기는 가격도 비쌀뿐 아니라 가격에 비해 성능이 그리 좋지 않다. 독일 전차는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설계된지 3,40년이 넘는 무기들이고, 가격도 너무 비싸다. 게다가 계약 후 무기를 공급 받기까지 몇 년씩 걸린다. 오늘 내일이 급한 NATO 러시아 인접 국가들과 이집트, 인도 같은 나라들로서는 도저히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런 무기시장에 혜성처럼 나타난 나라가 있었으니 바로 우리나라, 대한민국이다. 가격도 미국, 독일제에 비해 절반 또는 절반 이하이고 성능도 충분히 좋으며, A/S도 좋고, 무엇보다 납기가 불과 몇 달이거나 또는 길어야 1,2년이면 충분하다. 이 보다 더 좋은 구입 대상처가 있을 수 없다.


다만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그간에 쌓아 놓은 명성(Reputation)이다. 이것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 문제다. 그러나 이것도 그리 긴 시간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무기는 국가 수호를 위해 너무 첨예한 문제이기 때문에 명성 보다는 무기자체의 성능이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너무 이른 예상일지 모르지만 4,5년 이내에 우리나라는 미국 다음의 『세계 2위 방산수출 국가』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본인이 1997년 정월달에 IMF 경제위기를 지적하였지만 큰 관심을 받지 못하였고, 오히려 다른 소리를 들었었다. 세계2위의 방산국가 예측도 너무 이른 예측일지 모르지만 미국의 큰 반대만 없다면 가능하다고 본다.


거기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더 없이 『고마운』 시진핑과 푸틴 때문이다. 세계 2,3위 무기 수출국가는 러시아와 중국이다. 그런데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제 무기의 형편없는 품질이 전 세계에 적나라하게 들어났다. 그들이 자랑하는 S300 S400 마시일 기지 방공망은 아음속 무인기에 의해 폭파되었으며, 마하5의 판치르 미사일은 군(軍)기지 대신에 민간 아파트에 떨어졌다. 최신 미사일의 오차 범위는 2,3미터다. 수천 Km 밖에서 적의 유리창을 맞춘다는 것은 바로 여기서 나온 말이다. 그러나 이번에 밝혀진 러시아 미사일의 오차 범위는 2Km였다. 


중국제 무기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소련제 무기를 불법 복사한 무기로 그들의 성능은 러시아제의 80% 정도라고 한다. 그들이 자랑하는 5세대 전투기 J-20은 스텔스라고 하면서도 구형 Su30레이다에 포착되었다. 그들의 스텔스 도료는 비가 오면 벗겨져서 비오는 날에는 출격도 못한다. 


미 국방연구소 추정에 의하면 J-20 레이다는 미국 전투기 F35를 27Km 거리에서나 추적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F35에 장착된 미티어 미사일은 공격 가능거리가 300Km다. 싸우기도 전에 J-20은 추락하고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중국이 무기 수출을 세계 3위로 많이 할 수 있었던 것은 부패한 나라의 부패한 정권에 막대한 뇌물을 주고 판매했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예가 태국에 대한 군함 수출이다. 스펙에 맞는 엔진을 못 만들자 엔진 없는 군함을 중국은 인도하였고 태국은 그런 군함을 인도 받았다. 중국의 뇌물이 독약인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우리나라 일부 지방자치 단체장들은 심각하게 알아두어야 할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런 것들이 적나라하게 노출되었다. 이제 부유한 선진 국가가 아닌 나라들이 무기수입을 위해 방문해야 할 나라는 이미 정해졌다. 바로 우리나라다. 『세계 2위 방산수출 국가』로 우리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몇 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현재 KAI가 개발 중인 KF21이 성공한다면 전투기 시장에서도 우리나라의 위상은 더 없이 높아질 것이다.


둘째는 무기시장 다음으로 확대될 시장은 원자력 시장이다


쓰리마일 아일랜드와 체르노빌 그리고 후쿠시마 사건으로 원자력은 한때 찬 서리를 맞았다. 그래서 급부상한 것이 바로 이름이 너무 멋있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의 발굴’이었다(Sustainable Energy). 태양에너지, 풍력, 조력, 지열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것들은 도저히 24시간 에너지를 공급해야 하는 ‘기조에너지’로서 역할을 대신 할 수 없다. 


바람은 사시사철 24시간 부는 것이 아니다. 태양도 밤이 되거나 구름이 끼면 작동할 수 없다. 조력발전은 하루 두 번밖에 가능하지 않다. 즉 이런 자원들은  보조 에너지 자원은 될 수 있으나 기조에너지 자원은 될 수 없다. 그러나 화석 에너지는 지구 온난화를 가져온다. 그러므로 기조에너지를 공급하면서도 지구온난화를 가져오지 않는 자원은 원자력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국가 에너지 문제는 유행의 문제도 아니고, 정치적 이슈도 아니다. 우리는 원자력의 위험성도 봐야하지만 국가 전체, 세계 전체의 그림도 함께 볼 수 있어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사망원인 중 하나는 자동차다. 그렇다고 자동차를 없앨 것인가?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의 결과로 EU는 원자력 에너지를 ‘청정에너지’로 재분류하였다. 이 결정이 뜻하는 바는 명백하다. 전 세계는 앞으로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열을 올린다는 것이다. 그런데 전 세계에서 원자력 발전소를 설계, 시공, 운전, 보수유지할 수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 불란서, 러시아와 중국이다. 


그러나 이 국가들 중에서 러시아와 중국은 공급망 재편성 과정에서 제외될 국가다. 그리고 미국은 수많은 특허를 가지고 있지만 지난 30년 넘게 원자력 발전소를 지은 경험이 없다. 오직 설계능력만을 가지고 있다. 결국 남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불란서다. 미국은 이 탐나는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반드시 우리나라와 합작을 제시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단독수주도 물론 가능하지만 여러 이유에서 미국과 합작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을로서 합작하는 것이 아니라 갑과 갑으로서 대등한 파트너십을 갖는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셋째는 바로 대(중국 관련이다


내가 가장 안타깝게 국내 의견들을 바라보는 분야다. 제법 많은 수의 사람들이  “중국은 우리의 가장 큰 수입국이자 수출국이니 중국의 몰락이나 제2의 죽(竹)의 장막화는 우리경제에 큰 문제다”라고 말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정말로 근시안적인 안목이다.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은 그야말로 이상한 세나라다. 일반적으로 서양 국가들은 산업이 발전하면 일정 부분의 하위 산업은 다른 나라에 넘기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미국이 넘겨준 산업으로 경제개발5개년 계획을 성공시킬 수 있었으며, 중국도 세계 공장으로서의 역할을 손쉽게 차지할 수 있었다. 즉 어느 면에서 우리나라와 중국은 세계화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본 나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세계적인 분위기가 시진핑과 푸틴 때문에 크게 변하게 되었다. 우선 시진핑의 지나친 늑대외교로 세계는 중국을 폭넓게 싫어하게 되었다. 더욱이 푸틴의 명분 없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의 공급망은 재편되게 되었다. 


그러므로 가장 먼저 공급망 재편에서 제외될 나라는 바로 중국과 러시아다. 


그럼 이런 공급망 재편 현상이 중국에 대한 우리나라 수출을 감소시킬까? 당연히 화장품, 해외여행 등에서는 문제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중국의 무역관계는 본질적으로 80년대의 우리나라와 일본의 무역관계와 같다. 


즉 우리는 중국으로부터 값싼 물건을 사올 뿐이다. 그러나 중국은 우리로부터 자기가 필요로 하는 반도체의 40%, 그리고 수많은 중공업 필요부품을 수입해 가고 있다. 우리는 최악의 경우 그들로부터 수입을 안할 수도 있지만 그들은 도저히 그럴 수가 없다. 그래서 미국이 칩4동맹으로 중국을 압박하자 우리에게 ‘섣부른 행동을 하지 말라’ 고 말하고, 대만에 대해서는 무력 합병까지 공언하고 있는 것이다. 


진심으로 그리고 또 진심으로 우리나라 일부 경제 평론가들에게 부탁하고 싶다. “제발 우리가 잃을 것만을 생각하는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 좀 더 넓은 시야로 대중(對中) 관계뿐만 아니라 세상을 바라 볼 수 있기”를 바란다.


넷째는 공급망 재편성에서 따른 세계 무역에서 우리나라와 중국의 위상변화다.


세계 공급망 재편성에서 중국이 제외된다면 그 빈 수출 공간을 채울 수 있는 국가는 어느 나라일까? 우리나라밖에 없다. 그 이유도 간단하다. 아마 중국을 대신할 수 있는 나라로는 우리나라와 일본 그리고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지아, 필리핀 등이 있다. 그러나 일본은 이미 국가발전의 다이나믹성을 잃어버린 나라다. 여기서는 길게 설명하지 않겠다. 그러나 미리 한가지만을 말한다면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은 곧 일본을 제치고 3,4년 이내에 세계2위 또는 최소한 3위 국가가 될 것이다. 


베트남은 발전 가능성이 많은 나라다. 왜냐하면 국민들이 부지런하고 영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나라는 크게 발전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왜냐하면 국민성이 너무 영악하기 때문이다. 삼국지에서 제갈량이 칠종칠금을 한 맹획의 나라가 바로 지금의 월남이다. 그 만큼 자존심이 센 나라이기 때문에 마음으로부터의 승복을 받기 위해 제갈량은 맹획을 일곱 번을 잡고 일곱 번을 놓아 준 것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다시 한번 뒤집어 생각해 보자. 일곱 번을 계속해서 잡힌다는 것은 자기 능력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일곱 번을 잡혀서야 자기의 부족함을 깨달았다는 것은 자신감이 아니라 그만큼 분에 넘치는 자만감으로 가득 차 있는 민족이라는 뜻이다. 


이번 코로나 사태 때 우리나라에 한 그들의 행동이나, 자국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삼성과 우리나라 축구 감독에 대한 태도를 보면 그들의 민족성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더욱이 제조업이 아닌 부동산으로 축재를 한 베트남의 ‘빈’구릅이 가장 대표적 장치산업인 자동차 산업에 뛰어드는 것을 보면 삼국지를 다시 한번 상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인도도 별 차이가 없다. 인도는 이미 중국을 넘어 세계 1위의 인구 대국이다. 엄청난 시장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주의를 많이 기울여야 할 국가임에는 틀림  없다. 그러나 이 나라도 중국과 매우 비슷하다. 즉 실력이 쌓일 때 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너무 일찍 지역 군왕의 자리를 노리는 것 같다. 물론 모디 현 수상의 개인적 취향도 있는 듯하지만 너무 일찍 꽃을 피우려는 것 같다. 그러나 훌륭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많고, 민주주의를 영국으로부터 배운 나라이기 때문에 중국과 같은 상식 밖의 행동을 뻔뻔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지아, 필리핀 등이다. 이 나라들은 결코 강대국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은 너무 순박할 정도로 착하지만 권력을 잡은 정치인들은 너무 하다할 정도로 부정부패에 익숙한 것 같다. 국민들도 착하지만 강한 성취욕과 집요함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강하다. 


현재 세계에서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지만 나는 ‘미얀마’가 미래 투자처로서 우리가 관심을 가질만한 나라라고 생각한다. 우선 국민들이 순박하면서도 충분히 영리하며, 국토도 넓고 일부 군부세력을 제외하고는 부정부패도 심각하지 않다. 더욱이 국민들의 생각이 매우 바르다. 비록 군부에 의해 짓밟혀 있지만 미래 파트너 국가로서 미얀마를 큰 관심을 가지고 볼만하다고 생각한다.


다섯째가장 중요한 러시아 문제다. 


러시아는 이번 전쟁에서 원자폭탄의 가능성을 제외하면 패배할 것은 거의 기정 사실이다. 러시아 혼자서 자유세계 대부분의 국가와 싸워 이긴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는 중요한 면에서 매우 큰 차이가 있다. 중국의 국가적 차원의 영토 확장 욕심과는 달리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이 아니라 푸틴 개인이 일으킨 전쟁이라는 점이다. 즉 러시아 국민들의 공감을 얻은 상태에서 일으킨 전쟁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내년 중반 쯤 해서 이번 전쟁이 끝나면 푸틴의 진퇴가 문제 될 것이다. 


사실 미국은 이번 전쟁을 ‘소모전’으로 이끌고 있다. 즉 이번 기회에 러시아가 다시는 강대국으로서 지위를 확보할 수 없게 만들자는 것이 미국의 기본 전략이다. 그래서 미국이 전투기를 제외하고 미사일과 같은 비싼 무기를 거의 무한대로 공급하고 있고, 자유진영의 다른 국가들도 그 행렬에 참가하고 있다. 즉 이번 전쟁의 실패로 러시아는 강대국의 지위를 다시 차지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푸틴이 물러나면 당연히 다음 실권자는 러시아의 재건에 착수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러시아는 반드시 해외 파트너 국가를 찾아야 한다. 


파트너 국가를 선정하는데 러시아는 매우 중요한 판단 기준이 있을 것이다. 첫째, 자기가 믿을 수 있는 국가이고 둘째, 『종합적』인 여러 기술력을 갖춘 나라여야 한다. 왜냐하면 러시아는 이미 고립화된 국가가 되었기 때문에 여러나라로 부터 협조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러시아 입장에서 중국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나라다. 두 나라 모두 패권을 가지고 싶은 나라이고, 너무 많은 국경선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유주의 국가들 중에서 가장 먼저 손을 뻗칠 가능성이 높은 나라는 그동안 회색분자 노릇을 많이 한 독일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러시아와 독일은 두 번에 걸쳐 심각한 전쟁을 한 나라다. 서로 간에 역사적 부담이 큰 나라다. 


그러면 남는 나라는 딱 하나다. 바로 우리나라다. 우리는 반도체국가이며 특히 러시아의 북극에너지 개발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가스 운반선과 쇄빙선 기능을 함께 갖춘 선박을 제조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국가다. 


그리고 우리와 러시아는 불곰 사업 등으로 매우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아무 의미는 없는 일이 되었지만 전쟁 초기 러시아가 제재할 자유세계 국가 명단에 우리나라는 제외할 정도였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거의 모든 산업에서 평균 수준 이상의 기술력과 생산력을 가지고 있다. 더욱이 러시아의 반도체 자급률은 2% 정도다. 러시아가 누구와 손을 잡아야 하는지를 그들의 입장에서 분석한다면 너무 쉽게 우리나라가 취해야할 미래 행보를 알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우리나라는 가장 먼저 러시아에 달려가야 한다. 독일과 다른 나라들도 처음에는 머뭇거리겠지만 그들도 곧 합류할 것이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개발 러쉬는 우리에게 제2, 제3의 중동 붐이 될 것이다. 


그리고 러시아는 비록 상품화 능력과 대량 생산능력은 부족할지 몰리도 그들의 『과학능력』은 미국 다음이다. 그들의 로켓기술, 우주 탐사기술, 무기기술 등 우리가 가져올 것이 너무 많다. 그리고 그들은 엄청난 자원 보유국이다. 도둑질과 파렴치함의 국가 중국과는 비교대상이 아니다. 


중국과 우리나라는 상호 땔래야 땔 수 없는 관계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상호 배타적인 관계다. 수출입 관계에서도 그렇고 기술적인 면에서도 그러하며 가장 중요한 ‘지정학적 관계’에서는 더욱 그렇다. 


여기에 비해 러시아는 비록 공산권 국가지만 우리와는 상호 보완적인 국가다. 그들의 과학능력과 에너지는 우리에게 가장 귀중한 자원이면서도 가장 값싸게 들여 올 수 있는 국가다. 러시아도 ‘가장 위험성이 낮게’ 그들의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나라가 우리나라라는 것을 그들도 잘 알고 있다. 


우리는 그들에게 일상 소비품과 반도체를 주고 그들의 상품 생산능력을 키워주며(그러나 그들의 상품화 능력이 우리와 경쟁 관계를 형성하지는 못할 것이다), 우리는 그들로부터 필요한 과학능력과 무기기술 그리고 자원을 가져온다면 우리와 러시아는 명확한 『윈∙윈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미래는 여러 관점에서 봤을 때 매우 밝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젊은이들을 깨어있게 하고, 사회전체 분위기가 상호협조적인 분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과거나 지금이나 국가의 발전과 위험은 외부에 있지 않고 내부에 있다.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 

특히 젊은이들이 깨어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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