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세대(조너선 하이츠, 책 리뷰)

by 루돌프


『불안 세대』


디지털 세계는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병들게 하는가

• 책 : 불안 세대

• 저자 : 조너선 하이트(Jonathan Haidt)


현실 세계에서 부모들은 자녀를 과잉보호하는 반면, 가상세계에서는 과소보호하고 있다.


아이들은 자연을 감상하고,
밖에서 친구들과 놀고,
자전거를 타다 넘어지고,
나이에 맞는 집안일을 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이 문장들에 이끌려

나는 이 책을 읽지 않을 수 없었다.




1. 가상세계, 그리고 스마트폰


스마트폰, 컴퓨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릴스, 쇼츠….


이제 이런 류의 가상세계는 세대를 불문하고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가 되었다.


그리고 그 가상세계로

가장 빠르고, 가장 편리하게 진입하게 해주는 도구가 바로 스마트폰임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이 책은 어린 시절부터 이런 가상세계(스마트폰)에 노출된 아이들에게서 급격히 늘어난


불안, 우울, 공황, 자해, 주의집중력 문제


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행복이 무엇인지는 각자 다를 수 있겠지만,

조너선 하이트가 이 책에서 단호하게 말하는 한 가지는 분명하다.


스마트폰에서 벗어난다면

많은 부모와 청소년들은

분명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






2. 교사로서 마주하는 현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산청간디중학교(대안학교)는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수업 역시

문제집 풀이, 시험, 경쟁 중심의 방식이 아니다.

몸을 움직이고, 함께 나누고, 경험하는 수업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쉽게 집중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자극을 찾는다.


이미 초등학교 시절

스마트폰에 길들여진 경험은

중학교에 와서도 쉽게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관계가 가장 중요한 시기임에도

친구와 다툼이 생기면

해결하려 하기보다 이렇게 말한다.


“그냥 안 보면 되죠.”


자유로운 환경 속에서도

스마트폰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신입생 시절에는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너무 심심하다”라고 말한다.


이미 비교와 평가,

노출과 배제가 일상이었던 아이들에게

마음속 불안은

너무 커져버린 상태로 중학교 시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이 아이들이 문제일까?


개인적인 입장에서 그렇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아이들이 이런 모습이 된 것은

개인의 성향이나 의지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을 둘러싼 환경의 결과다.


그리고 조너선 하이트 역시

이 점을 분명히 말한다.


문제는 아이들이 아니라,

아이들을 둘러싼 환경, 특히 스마트폰이라는 것.


실제로 스마트폰 보급 이후

불안장애, 우울증, 자해, 공황장애는 급증했고

아동·청소년은 그 누구보다 취약해졌다.


주의집중력결핍(ADHD) 문제 역시

10명 중 7명에 이를 정도라는 말이 나올 만큼

심각해졌다.






3. 놀이를 잃은 아동기


과거의 아이들은 밖에서 놀며 자랐다.


넘어지고, 다투고, 화해하고,

다시 어울리며

신체 감각과 사회성을 함께 키웠다.


지금은 다르다.

실내에 머물며, 온라인에서 놀고, 숏폼과 SNS로 관계를 소비한다


아이들이 느끼는 ‘만족’은

어쩌면 당연하다.

아직 덜 자란 머리(뇌)로는 그 강한 자극들에게서

쉽게 벗어날 수 없었을 테니까.


그러나, 그 만족의 대가로

아이들은 결핍투성이 상태로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다.






4. 쉽게 끊을 수 있는 관계에서 자라는 아이들


실명을 쓰지 않아도 되고,

버튼 하나로 차단할 수 있으며,

불편하면 언제든 떠날 수 있는 공동체.


이런 스마트폰 기반 관계 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배울 수가 없다.


* 관계를 관리하는 법

* 감정을 조절하는 법

* 갈등을 견디는 힘


관계 유지, 소속감, 공존의 감각을

충분히 배우지 못한 채

성인이 되었을 때 어떤 문제가 생길지는

이미 현실에서 드러나고 있다.


“아르바이트 한 시간도

제대로 못 버틴다.”


한때 우스갯소리로 들리던 말은

이제 농담이 아니다.




그럼,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이 책은

즉각적인 해답을 주지는 않는다.

대신 분명한 방향을 제시한다.


아이들에게 자유를 주되,

현실 세계에서의 자유를 회복시켜야 한다.


아이들은

자연을 느끼고,

자연 속에서 친구들과 놀고,

자전거를 타다 넘어지고,

나이에 맞는 책임을 맡으며

타인과 관계 맺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것이

‘불안 세대’를 끝내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시작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얼마나 스스로 결정할 기회를 주고 있는가?

실패해도 다시 시도할 시간을 허락하고 있는가?

교실은 안전하지만,

동시에 충분히 도전적인 공간인가?


책에서 이야기하는

이런 질문들에 대답하기 위해서,

간디학교와 같은 자연친화적이고 자립을 중시하는 대안교육의 역할이 꼭 필요한 이유라고 생각된다.



결국,

『불안 세대』는

아이들의 나약함을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다.


우리가 아이들의 성장을

얼마나 불안해하며,

불안을 극대화시키는 환경에 노출시켜 온 것인지에 대한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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