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게 돈 버는 법
이 글은 현모양처 첫 에세이.
가제 '나를 지혜롭게 만든 00가지 순간들'에 들어갈 글입니다.
2024년 12월. 나는 생애 첫 해외여행을 떠났다.
너무 가고 싶었던 이웃나라 일본 오사카로.
일본에서 제일 인상 깊었던 것은 '사람'이었다.
일본 분들은 묻는 것에 친절하게 답해줬다.
예의와 존중이 있었다. 상대를 기분 좋게 해 주었다.
이게 일본 여행 만족도를 최상으로 올려주었다.
그러던 중 3일 차 밤이었다.
기분 좋게 저녁을 먹었다.
숙소로 가는 게 아쉬워 맥주 한잔하고 집에 가려고 했다.
식사를 한 가게 근처에 바가 있었다.
술을 좋아하진 않지만, 일본 특유 바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었다.
밖에 직원분이 있었다.
직원분은 너무 친절하게 내가 묻는 말에 대답해 줬다. 친절함이 고마웠다.
가게 안에 손님이 없길래 맥주 한 잔 마시고 가려고 했다.
가게 안에는 여자 중국인 사장이 있었다.
내가 들어오는 순간 나를 스캔하는 눈빛이 싸늘했다.
나를 손님이 아니라, 돈으로 보는 느낌이 들었다.
'돈이 왔구나' 벌써 기분이 불편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나는 술을 못 마시니, 맥주 1잔만 하고 가겠다고 했다.
그래도 괜찮냐고 물었다. 괜찮다고 했다.
맥주 한 잔을 시키고 이런저런 궁금한 점을 직원에게 물었다.
직원은 친절히 대답해 줬다. 여사장은 내가 묻는 말에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5분 정도 지났을까.
사장이 직원에게 어깨로 쿡쿡 치면서 신호를 보냈다.
직원이 내게 말했다.
"자기도 술 한 잔 사주면 안 되겠냐고"
당혹스러웠지만 차분하게 말했다.
"나는 맥주 한잔하러 왔지, 술 사주러 온 게 아니다"
직원도 민망해했다. 사장이 와서 거들었다.
한 잔만 사주라고. 그럼 나는 친절하게 해 준 직원에게 칵테일 한 잔을 사주겠다고 했다.
내 의견은 듣지 않고, 사장은 비싼 술을 본인 것과 함께 마음대로 시키려고 했다.
"자꾸 그런 식으로 하면 나는 나가겠다"
단호하게 말했다.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그저 본인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나를 이용하려는 게 느껴졌으니까.
여기서부터 기분이 상했다. 그곳에 있기 싫었다.
잠시 뒤, 외국인 2명이 옆자리에 앉았다.
여사장은 외국인들에게 내게 했던 똑같은 방식을 직원에게 시켰다.
외국인들은 당황했지만, 마지못해 본인들 술과 직원 술을 같이 주문해 줬다.
잠깐 외국인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계산을 하고 나가려고 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나는 맥주 1잔, 칵테일 1잔을 시켰었다.
그런데 계산서에는 주문하지 않은 술 2잔과 안주를 추가로 넣었다.
화가 났지만 침착하게 이야기했다.
"나 맥주 1잔만 시켰다, 뭐 하는 거냐?"
여사장은 뻔뻔하게 말했다.
"아까 네가 산다고 하지 않았냐?"
나는 여사장에게 정색하면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너 나랑 지금 장난하니?"
여사장은 순간 당황했지만 모르쇠로 일관했다.
강력하게 이야기했다.
"외국인이라고 장난치지 마"
직원과 옆에 손님들이 당황해했다.
외국인 손님들은 본인이 대신 계산해 주겠다고 했다.
아주 단호하게 말했다.
"고맙습니다만, 절대 그러지 마세요"
직원과 외국인 손님들에게 먼저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나는 사장에게 강력하게 따졌다.
사장은 당황해서 나에게 역으로 큰소리를 내며 나가라고 했다.
나는 내 주머니에 있는 모든 돈을 꺼냈다.
"장사 이렇게 하지 마"
내야 할 돈의 3배가 되는 돈을 내고 그 자리를 나왔다.
직원과 옆에 외국인 손님들에게 정중히 인사를 하고 사과를 하며 나왔다.
진짜 최악의 가게였다.
5분 뒤, 숙소로 가는 길 내 옆에 앉았던 외국인 손님들을 만났다.
다시 한번 사과했다.
"아까는 미안했습니다"
그분들이 대답했다.
"이해한다. 본인들도 불편했다고"
그렇게 집으로 오는 길, 아까 있었던 일을 되돌아봤다.
그 과정에서 큰 깨달음을 얻었다.
중국인 사장에게 배운 2가지
1. 돈 벌려고 하기보다 상대방을 기쁘게 해주는 게 먼저다.
장사와 사업은 돈을 벌기 위해서 한다.
돈을 벌기 위해선? 고객을 만족시켜야 한다.
고객이 만족하고 기분이 좋아진다면, 기분 좋은 마음으로 돈을 낸다.
그런데 아까 그 사장에게 고객은 없었다.
오직 본인 이익만을 앞세웠다.
일본에서 들른 식당에선 나는 매번 감동을 받았다.
매번 "너무 잘 먹었습니다", "친절히 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감사를 전하며 나왔었다.
하지만 중국인 사장은 나에게 어떤 만족도 주지 못했다.
그러면서 돈을 훔쳐 가려고 했다. 그러니 기분이 상할 수밖에.
'고객은 호구가 아니다.'
사장이 손님을 돈으로 대하는지, 내 서비스에 대가를 지불하는 사람인지 귀신같이 안다.
나를 돈이라는 목적으로 대하는 걸 아는 순간 고객은 기분이 상해서 다시 오지 않는다.
나는 절대 그러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한다면, 나 자신이 너무 싫어질 것 같았다.
내가 하는 일을 더 잘하고 싶어졌다.
고객이 만족해서 돈을 내는 게 아깝지 않도록 만들고 싶다.
'고객을 기쁘게 하는 게 먼저다'
고객이 만족하고 기쁘다면, 알아서 돈을 지불하게 된다.
고객이 없으면, 나도 없다.
고객이 기뻐야 나도 기쁘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2. 내 목적만 앞세우는 것만큼 불편한 게 없다.
중국인 사장은 본인 이익만을 앞세웠다.
그게 눈에 보이니까 너무 불편했다.
'나는 누군가에게 그러지 않았나' 반성하게 되었다.
나 또한 누군가에게 내 욕심과 목을 앞세워서 상대와 소통했던 적이 있었다.
그 결과 관계가 좋지 않았었다.
어떤 관계든 마찬가지다. 상대를 목적으로 대하는 순간 상대는 기분이 나쁘다.
기분이 상하면 그 사람과 함께하고 싶지 않다.
내 목적만 앞세우는 순간, 상대와 벽이 생긴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목적을 달성할 수단으로만 보인다.
소통을 잘하고 싶으면, 내 목적만 앞세우면 안 된다.
'그 누구도 본인이 다른 사람의 도구로 이용당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
3배가 더 내는 돈을 내고 나왔지만, 너무 좋은 수업료를 냈다고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중국인 사장이 고마워졌다. 덕분에 많이 배웠다.
고객을 기분 좋게 만드는 걸 잊지 말자.
그 마음을 담아 글을 쓰고 있다.
이 책이 당신에게 기분을 좋게 만들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