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아해요?

by 백아절현

1. 영화요? 저 영화 사랑합니다. 시간이 나면 가장 많이 하는 것이 영화 보는거예요. 음... 장르는 SF랑 스릴러는 잘 못보는 것 같아요. 그 외에는 가리지 않고 봅니다. 영화를 많이 볼 땐 집에서 하루에 3편까지도 보구요, 하루종일 집에 있는 날엔 보통 1~2편은 보는 편이죠. 중학교 때부터 영화는 꾸준히 봤어요.


2. 왜 좋아하는지 생각해봤는데, 가장 원초적인 이유는 재미가 있어서구요. 재밌으니까 계속 보는거겠죠? 그리고 그 외에 계속 보게 되는 이유는 일종의 여행? 혹은 탈출구? 느낌이죠. 지금 당장 제가 경험하지 못하는 것들을 영화를 통해서 간접경험을 하게 되잖아요. 2시간은 저는 제가 아닌 영화 속 인물이 되어있어요. 저는 이입을 잘 하는 편인 것 같아요. 저는 저 스스로 호기심이 많은 인간인 것 같아요. 근데 이 호기심이란게 방향성이 존재하는데 인간에 대한 호기심이냐,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냐의 차이는 있는데, 저는 인간에 대한 호기심이 커요. 존재에 대한 궁금증이기도 하고, 인물이 하는 행동의 배경이 궁금하기도 해요. 그 인물의 성격이 선천적인 것인지, 후천적인 것인지 추론해보기도 하구요. 저런 생각을 하는 인간은 어떤 인간으로 성장해나가는지, 어떤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 저 말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왜 저 상황에서 저런 감정을 느끼는지 등 모든게 궁금해요. 그래서 인물에 집중하다 보면, 그 인물의 대사에 집중하게 되고, 대사에 집중하다보면 그 인물과 동일시하게 되요. 전 2시간동안 ‘임배순’을 잠시 떠나있어요. 때로는 그 인물이 내 친구처럼 느껴져요. 인물에 대해 입체적으로 분석하다보면 점점 정이 들어요. 그 인물과 상상 속에서 대화를 하게 되는거죠. 선택해야되는 순간이 왔을 때, 그 인물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가정을 상상하기도 해요. 저는 아직 기준을 세우지 못한 상황일 때일수록 더욱 그 인물의 가치관을 제 기준으로 삼기도 해요. 나름 제 삶에 도움이 되는 것 같기도 해요.


3. 어떻게 보면 이런 모든게 망상이죠. 영화와 현실을 구분 못하는 철부지처럼 보일 수도 있구요. 망상이라기보다 몽상이라는 표현이 더 낫겠네요. 저는 몽상가 기질이 다분한 것 같아요. 늘 머릿속에는 현재가 아닌 다른 상황을 그리고 있어요. 다른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 있구요. 영화 보는게 그 몽상의 연장선이겠죠? 좀 더 디테일한 상황과 구체적인 인물과 대화를 할 수 있으니까요. 그 몽상이 정말 즐거워요. 전화벨 소리에 몽상의 흐름이 깨질 때도 참 많아요. 전화벨 소리는 실제 누군가가 전화가 온 것이기도 하면서 은유적인 표현이기도 해요. 영화를 보다가 전화가 오면 그 몽상에서 잠시 깨어나듯이, 이런 저런 현실과 동떨어진 상상들을 하면서도 늘 현실 앞에서는 그 꿈에서 깨어나야죠. 출근을 해야하고 내가 아닌 조직 내에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 가면을 써야하구요. 몽상과 현실 그 중간계에서 늘 시계추처럼 왔다 갔다 하는 삶을 살고 있어요. 발은 현실에 딛고 있지만, 눈은 항상 하늘을 보고 별을 바라보고 있어요. 저 하늘로 날아가는 상상을 하면서 말이예요.


4. 하늘을 날지 못해도 하늘을 나는 상상만으로도 즐거워요. 별에 닿지 못해도, 별이 빛나는 걸 보고만 있어도 아름다움을 느끼구요. 제가 딛은 땅이 있기에 푸른 하늘도 느끼는거겠죠? 세상이 땅도 없이 온통 하늘이고 모든 것이 무질서하게 날아다니면 그것도 이상해요. 적절한 균형을 찾으면서 살아가야죠. 걸어다니는 몽상가가 되면 되겠네요. 현실에 발을 디딘 꿈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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