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임이 꼭 멈춤 같다. 이렇게 생각하니 우울이 조금은 덜어지는 것 같다. 너는 어쩌다 내 세계로 들어온걸까. 저건 북두칠성일까. 여기 의자가 하나 있다. 앉아봐. 그리고 다시 밤하늘을 봐. 하늘엔 별이 있어. 그리고 옆을 봐. 억새들이 우리를 품어주고 있어. 그리고 저기엔 뗏목이 하나 있네. 춥다. 몸이 떨려온다. 곰살가운 사람. 아.. 사랑은 언제나 달콤하다. 난 언제부터 이렇게 사랑을 사랑했던가. 난 언제부터 이렇게 사랑 없이 살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던가. 사랑이 빠진 삶은 밑 빠진 독 같다. 아무리 삶이라 여긴 것들을 부어보아도 삶은 채워지지 않았다. 나는 사랑의 일부가 되고 싶다. 나는 온힘을 다해 믿는다. 그 거대한 일부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한다. 그래, 사랑을 받기 전에는 온전하게 살아있는 것이 아니겠지. 그래, 누구나 가슴에 사랑 하나쯤은 품고 살아가겠지. 그래, 그리운 것은 그리운대로. 문득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싶어 노래를 만든다는 어떤 가수의 인터뷰를 기억났다. 뜻 모르고 읽고 듣던 것들이 이 나이가 되어서야 그 말들을 너나들이하게 된다. 참 많이도 신세졌다. 참 많은 위로를 받고 살았나보다. 이제서야 그 가수의 말이 이해가 간다. 나도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싶고 온기가 되고 싶다. 길가에 떨어진 고운 낙엽 하나 주워본다. 또 한 해를 기다려야만 찾아오는 가을을 잠시나마라도 머무르게 하고 싶다. 곱고 작은 가을 하나 걸어 놓았다. 박명이 지나서야 나홀로 집을 향해본다. 기침이 끊이질 않는다. 이젠 삼킬 수도 없다. 입에 머금은 채 내뱉을 뿐이다. 자욱한 연기는 눈 앞에서 봄날의 꽃처럼 흐드러지고 있다. 내가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속도로 밟아본다. 전속력이다. 빨려들어갈 것만 같다. 썩 나쁘지만은 않다. 아득하고 몽롱하다. 나는 움직인다. 그것이 내겐 멈춤이다. 그렇다면 멈추어볼까. 그럼 난 또 한 걸음 내딛고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