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차를 타고 가다가
전에 봐 둔 개인주택을 떠올리며
1-2년 내에 적당한 집을 찾아서 이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개인주택에서
결혼하지 않은 동생들(사촌들까지 포함)도 같이 살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편은 흔쾌히 그러자고 했다.
나나 남편은 피붙이들과 몇 달 또는 몇 년씩 같이 살아본 경험이 수차례 있어서 익숙하다.
혼자 사는 동생들 얘기를 하다가
"에휴~ 걔네들, 30대엔 화려한 싱글로 보기 좋더니
40 중반이 넘으니까 삶의 질이 더 떨어지는 것 같아 걱정이네.
이렇게 늙어가다 혼자 오피스텔에서 고독사 하는 거 아냐?
안 되겠다. 다 데리고 와서 같이 살아야겠어."
내가 이렇게 걱정을 쭉쭉쭉 늘어놓자
운전대를 잡고 있던 남편이 한마디 했다.
"혼자 남겨질 동생들이 그리 걱정되면
그냥... 자네가 먼저 죽어 부러!"
남편은 주름이 자글자글하게 웃으면서 이렇게 살벌한 소리를 했고,
비로소 나는 쓸데없는 걱정을 멈추었다.
지나고 보니 진짜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사촌동생은 50세 직전에 결혼하여 아들 하나를 낳고 잘살고 있다.
그리고 이제 막 50이 된 내 동생은 요즘 연애를 하고 있다.
내가 먼저 죽을 필요가 없어져서 천만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