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어

by 뚜와소나무

점심시간에 카톡이 울렸다.

휴무날이던 남편이 노량진 수산시장에 가서 민어를 사 왔다고 사진을 찍어 올려놨다.

50cm가 넘는 제법 큰 크기였다.

그런데 민어 눈이 시뻘갰다.

(이런 생선은 사면 안된다고 가사 시간에 배웠는데...)

그래서 에둘러 내가 한마디 했다.

"자기가 민어 눈 찔렀어?"

그러자 남편은

"말을 안 들어서 그랬어."라고 댓글을 남겼다.


퇴근해서 보니까

부엌 바닥, 싱크대 위, 타일 벽 할 것 없이 온통 비늘 천지였다.

남편이 얼마나 요란뻑적지근하게 민어 비늘을 쳤는지 상상이 된다.

이틀 동안 세 번을 쓸고 닦았건만 아직도 비늘이 어디선가 나타난다.


아니! 미국에서 내 동생이 아기를 낳았다는데

태평양 건너 사는 자기가 몸을 보양해야 된다면서 민어탕을 끓여먹냐고!

나는 눈이 빨갛던 그 민어를 한 입도 먹지 않았다.

덜 신선하니까 다음부터는 이런 건 사 오지 말라고 했는데, 맞는 말인지 모르겠다.

눈이 빨간 민어를 본 아이들의 반응은 한마디 뿐이었다. "무서워요 “



나는 민어를 탕보단 찜으로 종종 먹는다.

큼직한 민어에 소금 약간 뿌려서 적당히 말린 후 찜기에 쪄서 먹는 게 좋다.

민어탕은 결혼하기 전 시숙에게 인사하러 갔다가 들린 목포에서 먹은 그 맛이 지금까지 단연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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