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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와소나무 Jul 24. 2023

고비사막 투어  3 -낙타

고비사막의 봄은 비가 오지 않아 풀이 짧게 자라고,

이 풀이나마 근근이 뜯어먹고 사는 낙타는 몹시 야윈다.

우린 7월 중순에 갔지만 사막엔 여전히 물이 부족해 낙타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그들의 상징이자 자랑인 쌍봉이 풀썩 주저앉아버렸다.

 

어떤 낙타의 쌍봉은 왼쪽으로 어떤 낙타는 오른쪽으로 휘어 등에 붙어있고

또 어떤 낙타는 작은 쌍봉을 겨우 세우고 있다.

몽골인들은 이 시기의 낙타를 못생겼다는 표현으로 갈음한다.

털도 시원찮아 낙타 특유의 위용은커녕 비루먹은 소와 비슷해진다.

     

그러다가 비가 좀 내리고 풀이 길어지면

물과 풀을 충분히 먹고서 곧장 낙타의 쌍봉이 우뚝 서게 된다.

사람이 충분히 물을 공급해 줘도 쌍봉이 선다.

낙타가 한 번에 마실 수 있는 물은 약 70리터(생수 35통)이고,

이 정도 물을 마시면 일주일간 물을 마시지 않고 지낼 수 있다.

     

낙타의 소유주는 각기 자신의 방법으로 낙타에게 자신의 소유임을 표시한다.

코를 뚫어 나무로 된 비녀 같은 걸 꽂기도 하고

발목 한쪽에 똑같은 천으로 감아두기도 하고,

어떤 낙타는 왼쪽 허벅지에 화인(불로 지진 인장)이 있었다.    

    

낙타도 털갈이를 한다. 때로는 사람이 양털 깍듯 낙타털을 깎아준다.

그 털은 캐시미어로 가볍고 따뜻하다. 공장을 거쳐 비싼 가격의 고급 제품으로 탄생한다.

나는 캐시미어 공장 옆 쇼핑센터에 들렀을 때 우리 아이들에게 선물할 옷과 장갑 등을 샀다.

     

어렸을 때 흰색인 낙타는 자라서도 하얀 낙타가 된다.

낙타 한 마리가 약 120~150만 원 정도 하므로 낙타 천마리를 가진 유목민은 부자다.     


낙타에게도 전설이 있다.

고비사막 어디 즈음에 작은 박물관이 있었는데, 나는 그 앞에 뿔 달린 낙타 동상을 보았다.

낙타에게 왜 사슴뿔이 붙어있는지를 묻자 가이드는 몽골의 전설을 얘기해 줬다.

전해 내려오는 얘기에 의하면 원래 낙타에겐 뿔이 있었고 화려했다.

어느 날 사슴이 낙타에게 뿔을 잠시 빌려달라고 몹시 졸랐다.

마음 약한 낙타는 하는 수 없이 사슴에게 뿔을 빌려줬다.

하지만 사슴은 끝내 낙타에게 뿔을 돌려주지 않았다.

그래서 몽골사람들은 낙타에게 사슴뿔을 붙여 이 전설을 위로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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