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반사 대상

by 뚜와소나무

자기 반사 대상이라는 단어는 몰랐지만,

결혼할 즈음의 나는

남편에게 그런 아내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한 10년 그렇게 살고 나니까

남편은 열등감을 극복한 정도가 아니라

간이 배 밖으로 나와 버렸다.


열등감에 절어 두 손 가지런히 모아

몸을 숙이다 못해 구기던

남편의 자세는

어느새 다리미로 쫘악 편 듯 그렇게 반듯해졌다.


그 기상으로 말할 것 같으면

지구는 진즉 정복했고,

곧 태양계도 접수할 것만 같았다.


부작용을 우려한 나는

퇴근길에 남편에게 샌들을 사주며 말했다.

"여보,

이거 신고 동네 마실 나간 당신 간(肝) 좀 찾아오슈!"

다행히 남편의 넘쳐날 듯한 자신감은 그 선에서 멈췄다.

성품이 거만하거나 거친 편이 아니어서 가능했을 것이다.



타고난 성품이 겸손하지 못하고 다소 거친 사람은 바로 나다.


내 속에는

딸 많은 집에 딸로 태어나서,

얼굴이 못생겨서,

공부를 못해서

그래서 존중받지 못하고 관심받지 못해 생긴 열등감에 찌든 어린 내가 있다.


그리고 학교 대표 운동선수생활을 통해,

뒤늦게나마 학업 성취를 통해,

무엇보다 남편에게 한없는 사랑을 받은 결혼생활을 통해 생긴 자신감 뿜뿜의 내가 있다.


30,40대까지는 자신감이 우세했다.

60을 향해가는 지금은 자신감이 그때의 절반도 안 남았고,

그래서 균형이 맞는 듯하여 다행이라 여긴다.




자기 반사 대상: 자신의 좋은 점을 비춰주며 격려와 지지를 해주는 옆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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