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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와소나무 Jul 25. 2023

고비사막투어 15- 달 없는 날



고비사막에 온 이유 중 하나는 별을 보기 위해서였다.

12년 전 몽골인 유학생 다와가  몽골의 밤하늘에 대해 말해주었을 때부터

나는 별을 보기 위해 몽골을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침내 이번에 달 없는 시기(별이 잘 보이는 날들)를 골라 고비사막여행을 자녀들 덕분에 갈 수 있었다.


차강소브라가를 둘러본 날 첫 번째 밤을 맞이했다.

밤 11시경에는 구름이 좀 있어서 별이 적었다.

잠시 잠들었다가 새벽 2시경 게르 밖으로 다시 나가보니

찬란한 밤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육안으로도 희미하게 성운이란 걸 볼 수 있었다.


몽골의 별은 내가 지리산 아래 시골에서 자랄 때 봤던 별보다 크기는 두 세배 컸고,

별들의 양은 10배가 더 많았다.

어떤 블로거는 100배 많았다고 하는데, 그는 아마 도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나와 별과의 거리가 한국에서보다 더 가까웠다.

유성은 어린 시절 봤던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내리꽂으며 사라졌다.


멀리서 잠깐씩 밝아졌다가 덜 밝아지며 깜박이는 별도 있었다.

‘나 이제 영원 속으로 떠난다.’는 인사인가? 

묘하게 서글픈 감정이 들었다.

사막의 새벽은 추웠지만 나는 별을 보느라 한참이나 밖에서 서성였다.    

   

두 번째 날 밤에도 나는 밤 11시가 지났을 때 게르 밖에 나왔다.

청색 벨벳하늘에 은색 별빛이 가득했다.

가끔 더 붉거나 희거나 푸른 별들도 보였다

나는 밤하늘을 향해 팔을 뻗었다.

저기 어딘가에 먼저 떠난 친구들이 있으려나?      


세 번째 날 밤, 12시와 새벽 4시에

나와 남편은 게르 밖에다 은박 깔개를 펴놓고 나란히 누웠다.

사막의 밤은 싸늘했으므로 이불을 단단히 덮고 있었다.

성운과 남십자성, 북두칠성, 카시오페이아, 그들 사이로 인공위성 여러 개가 돌아다녔다.

별을 보며 나는 무념무상이 되었다.


그 후론 구름이 많아서 처음처럼 많은 별을 보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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