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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사막투어 16- 들판과 신기루
by
뚜와소나무
Jul 25. 2023
7월 중순 고비사막 변두리 들판은 이랬다.
한국에서 4월 초봄에 나타나는 풀들이
10월 무르익은 가을의 서늘한 바람에 흔들리고
내리쬐는 강한 7월 햇볕을 견딘다.
하늘엔 해파리 같은 구름이 떠있고
날씨는 종잡을 수 없이 자주 바뀐다.
하루에
사계절이 다 들었다.
새벽엔 겨울 같아서 기모로 된 등산복 속에 얇은 긴팔을 입고 침낭 속에서 잤다.
그런데 한낮엔 33도 여름인데다
한국보다 백색광이 심해 살이 탄다.
아침 저녁은 15도로 봄,가을 날씨로 쾌적하다.
또 한낮일지라도 비가 올 분위기면
사막은 온통 구름이 만든 그늘 속에서
싸한 온도가 몰려온다. 황당하다.
(맨 아래 좌: 민트(박하)로 향이 매우 강함, 중: 부추로 고기 재울 때 말려서 넣는다고 함, 우: 낙타만 먹는 풀)
고비 사막에는 신기루가 흔했다.
눈을 돌려 멀리 보면 저곳에 호수나 강이 있을 것만 같다.
우리 눈에 딱 그렇게 보인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물빛은 천천히 사그라지고
그곳엔 지금껏 달려온 사막과 똑같이 자갈과 모래 천지다.
사막의 신기루는 우리네 삶의 여정과 닮았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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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서 풀 뽑고 야채 기르며 사는 전직 한의사입니다. 오래전부터 진료실 이야기와 가족의 일상을 간간히 기록해왔었는데, 이제 그 얘기를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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