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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龍)이 물 밖으로 나오면

by 뚜와소나무

오래 전 할머니께서 내게 이런 말씀하셨다.

용이 물 밖으로 나오면 개미가 물어뜯는다는 말이 있다”라고.


용은 12 간지 중 유일하게 상상 속의 동물이며,

동양에서는 최고 권력자를 상징한다.

왕이 입었던 정복에는 가슴과 등, 어깨에 용무늬가 수놓아져 있고

그것을 곤룡포라 부른다.


용의 주 무대는 못 안이다.

만일 용이 연못을 떠나 물 밖으로 나와야 한다면

그건 번개가 쿵쾅거리는 와중에 여의주를 물고 하늘로 승천하는 날이었어야 했다.


그런데 뻘짓을 저지르고서 용이 물 밖으로 기어 나오면 어떻게 될까?

아주 보잘것없는 개미한테조차 수모를 당하게 된다.


할머니는 중학생이던 내게

‘오만방자하게 살지 말고 행동을 늘 삼가라’는 조언을

에둘러 이 이야기로 대신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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