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인의 언어
자폐인들이 보이는 언어의 특징들
영화 ‘레인맨’과 ‘말아톤’을 잠시 떠올려보자.
두 주인공 모두 상대방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않고 말한다. 말하는 어조가 단조롭다.
상대방과 교감하며 대화를 주고받는 자연스러움이 없다.
단지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최소한으로 표현할 뿐이다.
자폐인의 언어발달 지체
자폐아동의 50%는 말이나 몸짓 언어(제스처), 표정을 읽는 능력을 평생 동안 습득하지 못한다.
25%는 정상적인 언어와 몸짓 언어, 비언어적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
그리고 나머지 25%는 제한된 의사소통 기술을 가질 수 있다.
반향어
말할 수 있는 자폐아동의 85%는 메아리처럼 되뇌는 반향어를 사용한다.
말을 들은 즉시 되풀이하는 즉각적인 반향어와 한참 후에 혹은 며칠, 몇 달 후에 되뇌는 지연 반향어가 있다.
오래전에 들었던 단어는 물론이고 동화책 내용, 드라마 내용까지 그대로 반복한다.
한편 반향어는 요구하기, 자기 조절, 저항하기, 긍정하기 등의 의사소통 기능을 하기도 한다.
즉 자신이 배고파서 밥을 먹고 싶을 때에 ‘밥 주세요’로 표현하는 게 아니라 ‘ 밥 줄까?’라고 말한다.
이것은 엄마가 자기에게 했던 말투를 그대로 되뇌어 의사 표현을 하는 것이다.
대명사 도치
자기 자신을 ‘나’로 지칭하기보다는 엄마가 부르는 방식으로 ‘너’라고 표현하거나
혹은 ‘자신의 이름’을 대어 표현한다. 이런 표현방식은 평생 동안 지속되기도 한다.
비정상적인 운율
특유의 리듬감, 부적절한 강조, 부적절한 억양, 너무 크거나 너무 작은 목소리로 말하는 특징을 보인다.
가성처럼 들리는 high tone으로 말하거나,
소리를 지를 때는 목소리가 크지만
말할 때는 기어들어가듯, 속삭이듯 소리가 작아지는 특징을 보인다.
비정상적인 언어소통
말하는 사람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다.
특히 상대편이 나와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또 대화를 하다가도 불필요한 세부항목에 집착하여 엉뚱한 방향으로 대화가 넘어간다.
고의적이지는 않지만 다른 사람의 의도를 무시하고, 일방통행식으로 말한다.
언어의 의미론적 문제
자폐아동은 아는 단어가 많아도 실제 대화에서의 사용에는 제한이 많다.
단어를 익혔지만 활용이 안된다.
그러다 보니 문장 표현이 세련되지도 유창하지도 않고 짧은 편이다.
발음이 좋아도 여전히 대화는 짧은 문장으로 구성되거나 부적절한 문장으로 표현하기 쉬워 효과적이지 않다.
일부에서는 단어도 알고, 글자를 읽지만 전혀 활용하지 못하기도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말할 수 있는 자폐아동 조차도
‘누구,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등 의문사가 들어간 표현을 스스로 자연스럽게 말하는 경우는 드물다.
언어이해의 결함
자폐아동은 언어를 문자 그대로 이해한다.
때문에 칭찬하는 뜻으로 ‘잘했다’ 하는 것과 비꼬는 말투로 ‘자~알 했다’고 하는 표현을 구분하지 못한다.
또 ‘쟁반 같은 얼굴’ ‘ 차가운 마음’처럼 비유나 뉘앙스가 들어간 표현을 이해하지 못한다.
언어의 퇴보
일부 자폐아동은 30개월 이전에는 극히 정상적인 언어발달을 했었다가 이후 퇴보하여 결국 말을 전혀 하지 못하기도 한다.
언어 발화와 예후의 관계
만 5세까지 말없이 놀거나 정확하게 표현하는 단어가 별로 없을수록 훗날 언어기능이 취약해진다.
만 5세 이전에 함묵한 기간이 길수록
초등학교 1,2, 3학년 때까지도 언어 발달의 확장이 덜되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리고 만 7세까지 정확하게 표현하는 단어가 없으면 이후 평생 말을 못 하고 지내게 된다.
즉 소리로는 욕구와 감정표현을 하게 될지라도 제대로 된 언어 발화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자폐아동의 예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언어능력과 인지능력이다.
이중에서도 자폐인에게서 발달이 더 어려운 분야는 인지가 아니라 언어능력이다.
정신지체 아동은 인지 수준에 따라 언어 이해와 표현이 제한을 받기 때문에
인지능력이 개선되면 언어 이해와 표현이 확장된다.
그러나 자폐아동은 인지가 나아져도 언어가 비례해서 나아지질 않는다.
대신 언어가 늘면 인지 수준과 적응행동 수준, 사회성 발달이 개선되는 사례가 많다.
때문에 나는 자폐아동 치료의 핵심은 어지語遲치료에 있다고 본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조기교육과 의료지원,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은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보다 소득 수준이 낮은 폴란드만도 못하다. 선진국은 비교할 것도 없다.
자폐아동 특유의 정서문제에 대해서나 행동문제에 대한 치료도 중요하지만,
장애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데는 인지와 언어 발달이 가장 핵심이기 때문에
관련된 한약처방이나 침구치료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연구가 활발해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