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딸이 재수하는 학원에 심각한 사오정이 있었다.
(우리 집에도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사오정으로 변신하는 다 큰 어른이 있다.)
선생님이 농담한 것을
집중해서 들은 후
"근데요, 선생님... 그건 어쩌고" 하면서 너무 진지한 질문을 해대는 통에
반 분위기가 썰렁해진다고 했다.
한 두 번이 아니다 보니 김이 샌 선생님이
"학생, 국어 점수 안 좋지?" 호통을 치시기도 했다고 한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고 했다.
점심 식사를 마친 후 여학생 몇 명이 계단을 올라가며
앞서 올라가고 있는 여학생 궁둥이를
뒤에 따라가는 여학생이 손가락으로 푹푹 찔렀다.
윗계단의 여학생이 뒤에 오는 여학생에게 '이거 성추행이야.신고할 거야!'라 말하고서는
갑자기 엉덩이를 좌우로 씰룩 쌜룩 요란하게 흔들며 올라갔다.
그리곤 잠시 후 뒤를 돌아봤는데,
한 무리의 여학생들 뒤로 문제의 그 남학생이 보였다고 했다.
그래서 윗계단의 여학생이 "아이씨! 쪽팔려. 뒤에 있는 애가 다 봤겠다."라며 툴툴댔다.
그러자 그때까지 아무 말 않고 따라오던 그 남학생이 갑자기
"뭐? DNA가 다 바뀌었다고!" 라면서
마치 생물학계에 새롭고 심각한 뉴스라도 생겼냐는 듯이
예의 그 진지한 의구심을 보였다고 한다.
작은딸 말로는
그 사오정 나으리께서 성적은 우수한데 사회생활이 너무 안된다고 했다.
그 얘기를 들으니 내 남편의 청소년기가 어땠을지 상상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