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여고생이었을 때
비 오던 어느 날 우리 반 학생 한 명이 결석을 했다.
지각도 눈총 받을 일인데 하물며 무단결석이라니!
담임선생님은 화를 내셨고,
나는 그 애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걱정되어
다른 애들한테 물어물어 자취방에 찾아갔다.
자취방 앞에 가서 노크를 했다.
안에서 신음소리 비슷한 인기척이 났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그 친구가 대자로 뻗어서
이마와 무릎이랑 여기저기 찰과상을 입은 채로 끙끙 앓고 있었다.
어찌 된 영문이냐고 물었더니만
목을 매서 죽으려고 천정에다 천인지 줄인지 매달고 의자를 찼다고 한다. 이 소녀가!
그런데 형광등 달린 천장이 이 친구의 체중을 이기지 못하고 내려앉았고,
숨이 막히기는커녕 떨어져서 무릎 까지고 여기저기 타박상을 입은 것이었다.
한 술 더 떠 형광등이 추락하면서 그 파편에 팔을 조금 베었다.
이런 시도를 한 사람을 처음 본 지라 놀래서 아무 말도 못 했다.
친한 사이도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니 자취방에 찾아간 사람이 나 하나뿐이었나 보다.
캐묻지도 않은 내게 자기의 고민을 한참이나 얘기했다.
속이 후련해져서였을까?
다행히 그 친구는 졸업할 때까지 무탈하게 지냈다. 공부도 나름 성실히 했다.
3년 후면 진주여고 개교 100주년 기념인데,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