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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거북이
치아교정
by
뚜와소나무
Sep 1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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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애 별명이 토끼다.
치아가 고르긴 하는데, 윗니 대문니가 약간 크고 돌출되어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치아가 아니라 치조골(잇몸뼈)이 앞으로 나와 있다.
하여간 큰애는 언제부턴가 작은애를 토끼라며 놀리더니
지난주부터는 내게 '동생은 반드시 치아교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정한 그들
친척 어르신이 "동생은 치아가 예쁘고 나란한데 왜 교정을 해야 하느냐"라고 물으니
큰애가 입모양을 희한하게 만들어 앞으로 돌출시키더니만
"그래야 토끼가 사람 되죠."라고 대답했다.
소심한 작은애는 대항도 못해보고 힘없이 웃었다.
어제저녁 식탁에서도 큰 애는 집요하게 작은애를 놀렸다.
'토끼야 나물 먹으렴.' ‘토끼야 김치도 먹으렴.’
하면서
한 수저 뜰 때마다 방글방글 웃는 얼굴로 계속 놀렸다.
작은애가 햄을 먹으면 곧바로
"어이구, 우리 토끼가 육식이네!"라고 했다.
처음엔 작은애가 잘 참고 밥을 먹었다.
그런데도 큰애가 이죽거리기를 멈추지 않자
드디어 냅다 소리를 질렀다.
"그냥 간이나 가져 가!"
순식간에 지 언니를 '용궁 거북이'로 만들어버리는 센스에
큰애는 뻥 찐 표정으로 눈을 굴리며 유구무언이 됐다.
나는 밥 먹다 말고 떼굴떼굴 굴렀다.
이 일이 있고 나서는 큰애가 동생 놀려먹기를
잠시
멈췄지만
결국 그다음 주에 작은애는 치과에 가서 상담받고, 교정을 시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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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와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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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서 풀 뽑고 야채 기르며 사는 전직 한의사입니다. 오래전부터 진료실 이야기와 가족의 일상을 간간히 기록해왔었는데, 이제 그 얘기를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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