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를 고민하는 당신에게
첫째를 임신했다는 이야기를 하자, 회사 선배님들이 하나같이 물어보셨습니다.
“둘째도 계획 있어? 둘은 있어야 돼~”
저도 막연히 ‘둘은 있어야 좋지 않을까’ 생각하긴 했지만, 아직 첫째도 낳기 전이었기에 둘째까지 생각하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요.
그때 한 부장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둘은 있어야 좋아~ 근데 둘을 낳았다고 딱 두 배만 힘든 건 아니야. 최소 네 배는 힘들어.”
또 어떤 과장님은,
“둘은 낳아야지. 근데 애 낳고 한 5년은 내가 없다고 생각하고 살아야 돼. 나도 애들 태어나고 5년 동안은 기억이 없어.”라고 하시더군요.
그땐 그냥 웃으며 넘겼는데, 요즘 들어 그 말들의 의미가 하나하나 마음에 와닿습니다.
사실 첫째만 키울 때도 정말 힘들었어요.
산후우울감도 그때가 더 심했던 것 같고요.
지금은 또 다른 종류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때는 모든 신경이 첫째에게만 쏠려 힘들었다면, 지금은 온 정신이 분산 돼 더 힘든 느낌이에요.
도대체 무슨 정신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건지 모르겠는 기분이랄까요.
아이 둘을 키우며 ‘힘듦’과 ‘행복’의 비율을 따져본다면 8대 2쯤 되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을 낼 수 있는 건, 그 20%의 시간 동안 아이들의 주는 행복의 강도가 힘듦의 강도보다 크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요즘 둘째는 형이 하는 모든 걸 따라 하고 싶어 해요.
밥을 먹을 때도 자기 의자 대신 형 의자에 같이 앉으려 하고, 자기 자리에 앉히면 “형아! 형아!” 하며 형 자리를 가리킵니다.
형은 그런 동생이 귀찮을 때가 더 많지만,
“형아 옆에 앉고 싶어?” 하며 동생을 다정하게 챙기는 모습을 보면 ‘그래, 둘 낳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바로 이런 짧은 순간들이 모여 제게 큰 힘이 되어주지요.
행복에 대해 74세 유튜버 밀라논나님이 “행복은 찰나 같은 느낌”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참 공감되는 표현입니다.
행복은 계속되는 감정이라기보다는, 잠깐 스치듯 찾아와 마음에 남고, 그 남은 기억이 매일을 살아 갈 힘이 되어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늘도 그런 찰나 같은 행복의 순간을 쌓아 갈 수 있는 하루이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