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출산이 고민되는 당신에게
어느 날, 회사 후배가 제게 물었습니다.
"결혼하면 완전히 다른 삶이죠? 전 지금 생활이 좋은데… 그게 걱정돼서 결혼을 못 하겠어요."
저는 잠시 고민하다가 답했습니다.
"음… 결혼하고 바뀌는 건 생각보다 별로 없어. 그냥 따로 살던 남자친구랑 같이 사는 느낌? 진짜는 애 낳고부터가 시작이지."
많은 사람들은 결혼이 인생을 크게 바꿀 거라고 생각하지만, 제 경험으로는 결혼이 아닌 출산이야말로 삶을 완전히 바꾸는 결정적인 순간이었습니다.
결혼하고 2년쯤 지나 첫째가 태어났습니다.
아이를 갖기 전까지의 결혼 생활은 결혼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부모님이 아닌 남자친구와 함께 살게 된 것일 뿐, 여전히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하며 지낼 수 있었죠.
오히려 부모님의 간섭에서 벗어나 더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자유로운 생활도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졌고, 특별히 큰 즐거움도, 그렇다고 힘든 일도 없는 나날이 이어졌습니다.
그렇게 안정적인 일상을 즐기며 아이 계획을 미루던 중, 코로나가 터졌어요.
영화 <라라랜드>를 보고 꼭 가야겠다고 다짐했던 LA 여행도 취소되었고, 할 수 있는 것이 점점 줄어들면서 무료함이 커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아무것도 못 하는데, 이참에 그냥 아이를 가져볼까?"
그렇게 예정보다 빨리 2세 계획을 하게 되었지요.
그리고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야 저는 깨달았습니다.
나의 몸, 생활 방식, 가치관까지 출산 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을요.
그리고 무엇보다 행복과 고통의 진폭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졌습니다.
아이가 갓 태어나 작은 손발을 꼼지락거리는 모습.
가르쳐주지 않아도 스스로 뒤집고, 기고, 걷기까지 해내는 모습.
내 얼굴을 보며 깔깔 웃는 모습.
잠자리에 누워 귓가에 "엄마, 사랑해"라고 속삭이는 순간까지.
그렇게 태어난 아이는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을 선물해 줍니다.
그러나, 그만큼 힘든 순간도 많아졌어요.
출산의 고통.
밤새 깨지 않고 자고 싶은 만큼 잘 수 없는 고통.
편하게 먹고 쉴 수 없는 고통.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는 고통.
이전에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종류의 고통들이 매일 찾아왔지요.
아이를 갖기 전과 후의 삶을 그래프로 그려본다면, 이렇지 않을까 싶어요.
아이가 없을 때는 잔잔한 파도처럼 안정적인 나날이 이어지지만, 출산 후에는 기쁨과 고통이 극으로 오가는 롤러코스터 같은 삶을 살게 되지요.
하지만 결국 행복의 평균치는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가 있다고 해서 더 행복한 것도, 없다고 해서 덜 행복한 것도 아닐 거예요.
그래서 결혼과 출산은 개인의 선택 문제이죠.
다만, 아이를 낳기 전 이런 질문은 꼭 던져봐야 할 것 같아요.
"나는 지금보다 훨씬 더 큰 행복과 고통을 맞이할 준비가 되었는가?"
아무리 많은 이야기를 들어도, 직접 경험하기 전에는 육아가 어떤 것인지 온전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하지만 행복만큼이나 고통도 따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아직까지 저의 행복 그래프는 여전히 롤러코스터를 그리고 있지만, 아이들이 자라면서 그 진폭은 점점 줄어들 거예요.
많은 육아 선배님들이 "이것도 한때야."라고 말하듯, 저도 지금은 이 롤러코스터를 즐겨보려 합니다.
혹시 결혼과 출산을 고민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나는 과연 행복의 롤러코스터에 올라탈 준비가 되어 있는지부터 생각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