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탱이'의 진실

by 고미

진실을 말하련다

진실이란 무엇인가?


진실은 사실과는 다르다. 있는 그대로여서 객관적이며 증명할 수 있는 게 사실.


무릇 강아지란 작고 호들갑스러워

주인의 마음을 애교로 녹여야 하거늘

털은 군데군데 숭덩숭덩 빠진 채

어설피 길쭉길쭉 묵직한 몸뚱이로

뚱하게 앉아 있는 우리 집 강아지 ‘곰탱’이


내 눈에는 천사처럼 예쁜 너도

길거리에서는 그냥 ‘못난이’


진실은 정직과는 다르다. 거짓이 아닌 참이 정직.


세상에는 예쁜 개들이 천지인데

노안이 왔다고 안 보일 리 있나

‘곰탱이’가 예쁜 내게 정직을 논하지 말아다오

맑은 눈 그대로 거짓 한 점 없으니


진실은 진리와는 다르다. 세상을 살아가는 참된 이치가 진리.


모든 생명이 소중하다는 변하지 않는 진리

하지만 울 곰탱이는 예뻤다 미웠다 그네를 타고

녀석이 얼굴을 갈아 끼우는 건지

내 마음이 변덕인 건지

한결같은 진리가 아니라도

녀석이 이쁜 건 대개는 맞다


진실은 진심과도 다르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솔직하고 순수한 진심.


까만 콩 같은 눈동자로 하염없이 보고 있는 ‘곰’이

그 시선에 붙들려

복슬복슬 따뜻함을 한가득 안아보면

구멍 숭숭 마음도 조금은 차오른다


슬픔과 외로움은 인생의 베이스

너라는 묵직한 온기와 사랑으로

진심 말랑말랑해진다


이로써 진실이 밝혀졌다.


무릇 인간이란 자신의 것들에 애정을 갖기에

덩치가 있고 미모는 없는 평범한 개인 ‘곰탱’이를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 함은

사실도, 정직도, 진리도 아니지만

그 마음은 진심이되,

진실은 아니었다


애석한 일이다

녀석은 영문도 모른 채 내 옆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다

그런 너를 보면서 몽글몽글 드는 안도감

역시

세상에 있는 개들 중에는 제일 예쁘다는 말

사랑으로 가득 씌워 그렇게 보인다는 말

누가 뭐래도

너란 그렇다. 내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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