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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가 필요한 사람

우리는 모두 위로가 필요한 사람

by Sarakim

30대쯤을 맞이하고 센 척, 쿨한 척을 하기 시작했다.

물러터진 속내를 들키기 싫어서인가.

아니면 그 방법이 나를 지키기 위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몇년 전 써둔 글을 읽어보며, 눈물이 핑 돌았다.

그때가 있기에 지금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겪는 일이다.

아니 조금더 빨리 겪었을 뿐이다.

이별하는 일은 참 어렵다.

연인과의 이별, 부모와의 사별..

모든 것이 어려운 과정이다.

앞으로 겪어야 할 이별이 무수히 많겠지만, 그때는 좀더 단단해지리라.


알고보면 나는 위로가 필요한 사람이었다.

누군가를 위로하고 있는 나를 보면,

어쩌면 내가 그런 위로를 받고 싶은 사람인지도 모른다.

그런 내게 위로가 되는 큰 사람이 찾아왔다.

위로와 행복이 찾아온 뒤에는 또다른 이별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행복이 너무 커서, 그 이별은 기쁘게 맞이하려고 한다.


우리의 인생에 이렇게 큰 행복이 언제 또 있을까 싶다.

너무 기대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기대는 곧 실망을 부르는 편이니.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한다.

내가 좋은 사람이 되면, 나와 함께하는 소중한 사람은 더 좋은 사람이 될 것이다.


‘좋은 사람에겐 좋은 사람을 끄는 힘이 있어요~

쌤은 어딜가나 잘 할거에요. 무한축복!’

곧 그만 두게 될 직장 대표님이 하신 말씀에

너무나도 큰 위로가 되었다.

수년을 걸쳐 겪은 직장 중 제일 좋은 환경, 좋은 사람들로 구성된 곳이었는데

그곳을 떠나야 한다. 다가올 수록 실감이 나나보다.


정말 내게 좋은사람을 끄는 힘이 있을까?

’아,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기로 했지-‘

남과 비교하지않고, 남에게 도움이 되고,

앞에서나 뒤에서나 남을 욕하지 않으려 한다.


나부터 잘하자. 대단해지려 하지 말자.

나의 위치를 잘 지켜내는 사람이 되자.

내 주변사람도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이 되자.

부정의 생각보다는 긍정의 생각을 하자.

몸을 움직이자. 잘 해내자. 너무 오버하지말자.

속닥거리지 말자. 자책하지말자.

내자신을 깎아내리지 말자.

내몸을 소중히 하자.

잘하는 것들을 내버려두지 말자.

그렇다고 너무 잘하려 애쓰지 말자.

욕심을 내려놓자.



그동안의 내가 계속해서 상기시켜온 말들이다.

건강해진 지금의 나를 보면,

이런 생각들이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또,

글쓰기가 한몫을 했다.

입밖으로 이야기하기 어려운 것들을 글로 써내려가며

내 생각과 감정을 글로 적는 일.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글쓰기가 나를 위로해주었다니.

놀랍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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