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1일. 1 미술. 1 교양

2019년 4월 15일 프랑스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진화장면(고딕양식 건물)



이 아름다운 성당들을 보면 고딕이라고 말한 사람들이 누구인지부터 볼까요?  그들은 이탈리아 사람들입니다. 15세기 르네상스를 일으킨 이들이죠. 어두웠던 중세를 뒤로 보내며 사상, 문화, 예술, 건축에서 큰 발전을 이룬 때가 르네상스입니다.

혹시 시기심에서 그런 걸까요?  전혀 없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이탈리아는 로마 제국의 후손이고 그 입장에서 보면 게르만족이 섞여 있는 프랑스는 야만이 출산입니다.  게르만족이 로마를 멸망시켰으니까요.  고딕풍 후에 나오는 르네상스 역시 무너진 그리스와 로마 문명을 재건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시작된 것이고요.  그러다 보니 듣지고 보지도 못하던 특이한 방식으로 지어진 성당들을 고운 눈으로 볼 수만은 없었겠죠.

그런데 그들이 성당을 평가절하한 이유는 그것 말고도 또 있습니다.  전형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늘 아름다움을 추구했습니다.  그래서 이상적 비율을 중시했죠.  하지만 이 성

당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이상적 비율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볼까요?




이 책을 읽으며(감상하며) 제일 먼저 느낀 감상은, 학창 시절 배웠던 '세계사'란 과목의 상기였다.  당시엔 그저 외우기 바빴던 세계사의 흐름이었는데, 이제 서양미술과 함께 감상하며 회상하니 즐거운 감정이 들어 기분이 좋았다.


책 제목도 '1일 1 미술 1 교양'으로 천천히 단계별로 흐름을 이어가자고 발을 잡고 있기도 해서 원시미술부터 이집트, 그리스, 로마, 비잔틴, 로마네스크,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로코코, 신고전주의, 낭만주의에 이르기까지 이 책 한 권에 미술작품과 건축물들의 스토리를 엮어 서양사를 이야기해 주고 있다.  글로벌 한 지붕 시대에 사는 만큼 많은 네티즌들의 여행기를 통해 이미 유럽 각 지역의 건축물들을 손쉽게 구경했던 터라 더욱 쉽게 이해가 되었던 것 같다.


난 어디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 타입도 아니라 이렇게 간접경험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 입장이다.  책은 참 쉽게 설명되어 있다.  스토리 위주로 작품들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문외한이라도 그림과 함께 설명하는 글을 읽다 보면 충분히 만족하며 이해할 수 있다.  학창 시절 배웠던 고딕양식풍의 성당들이 왜 그리 하늘높이 치솟았는지의 설명도 재밌게 알려준다.  고딕양식이란 말 뜻도 모르고 무작정 외우고만 있었는데, 게르만족에 의해 멸망된 로마인들이 비하한 말이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면서 웃음도 터졌다.



이처럼 저자는 예술작품들 속에 숨겨져 있던 사회적 이슈와 스토리를 결부하여 후에 여행을 가더라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바라볼 수 있는 시야를 선물해주고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화에 '천지창조'가 탄생하기까지의 일화도 흥미롭다.  그는 조각가출신으로써 처음엔 성당천장의 그림을 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300평이 넘는 성당 천장을 완성하기까지는 라이벌인 다빈치를 의식한 것과 피렌체의 대부호 메디치 가문의 후원이 있었다는 것이다.  성당완공은 그의 명성을 한껏 올려준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개인적으로 미술작품을 보는 '눈'도 슬그머니 알려줘서 고마웠다.  빛을 좋아했던 화가들, 작품 속에 은근슬쩍 자신을 그려 넣은 화가들, 시대변천에 따라 사상도 변했고 그에 따른 그림 화법도 변했던 화가들.. 등등 다채로운 미술변천사는 서양사의 흐름과 비례해서 변천되었다는 사실이 즐겁게 받아들여졌다고 해야겠다.


이 책(1권)에서 열거된 미술(양식)은 아래와 같다.

원시미술 - 이집트 미술 - 그리스 미술 - 로마 미술 - 비잔틴 미술 - 로마네스크 미술 - 고딕미술- 르네상스 미술 - 바로크 미술 - 로코코 미술 - 신고전주의 미술 - 낭만주의 미술.


학창 시절엔 그저 외우기에 급급했던 연대기가 그림과 건축물과 함께 설명해 준 저자 덕분에 이해가 즐겁게 된 시간이었다.  학생들이라면 교과서 이전에 이 책을 먼저 권하고 싶을 정도. 


역시 인간은 스토리가 있어야 몰입한다.



<1일. 1 미술. 1 교양 / 서정욱 저>

매거진의 이전글 그 찬란한 빛들 모두 사라진다 해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