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속에 살고 있는 미생물 친구들이 건강해야 한다
시카고대학교 메디컬 센터 연구진은 최근 발표한 연구에서 체중을 관리할 때 장내 유익균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실히 증명했다. 그들은 다른 소화기관 연구가 대부분 중요하게 여기는 대장 대신 상부 소화관에 사는 장내 유익균을 분석하여 나이가 들수록 체중이 증가하는 이유와 관련해 중요한 원인을 발견했다. 즉 상부 소화관에 사는 박테리아군이 고지방식품을 빠르게 소화해 흡수를 돕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더 무서운 사실은 그 소화 흡수되는 속도를 맞추기 위해 세균 수도 같이 늘린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소화할 지방이 많을수록 세균도 더 많아진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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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메커니즘을 증명하기 위해 시카고대학교 연구팀이 지방 소화에 관여하는 특정 세균을 보유하지 않은 무균쥐들에게 고지방 음식을 먹여서 관찰했다. 그랬더니 쥐들이 체중이 증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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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놀라운 것은 이후 이 무균쥐들에게 지방을 먹는 세균을 주입하고 고지방식을 먹였더니 이번에는 그 세균들이 지방을 소화해서 쥐의 몸으로 전달했고 쥐들의 체중이 증가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우리는 우리가 먹는 것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속의 장내 유익균이 소화하는 것으로 이뤄진다.
- 본문 中
세계적인 심장 전문의 '스티븐 건드리 박사'는 그동안 수없이 심장 수술을 해오면서 봐왔던 혈관질환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되다가, 새롭게 다시 공부를 하게 되었고 롱제비티 패러독스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얻은 결론을 이 책을 통해 밝히고 있다. 일반인들은 '암호'에 가까운 전문서들을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인데 이렇게 지식을 나누려고 애쓰는 노력은 정말 감사한 마음이 먼저 든다.
그는 '노화로 인한 질병들'이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생활 방식이 만들어낸 결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누가 읽어도 이해하기 쉬운 건강 생활상식과 함께 병행할 운동과 레시피를 책에서 제시하고 있다. 일전에 읽었던 톰 오브라이언의 '당신은 뇌를 고칠 수 있다'라는 책의 연장선상에서 도움 되는 건강의학 서적을 만난 것 같아 개인적으로 기뻤다. 하지만 조금 아쉬웠던 점이라면 레시피가 대부분 서양식으로 짜여 있었다는 점이다. 그래도 응용해 볼만한 레시피와 식재료들 그리고 보충제 이름들은 도움이 됐다.
장에 좋은 음식 중에 저자가 몇 번이고 추천한 것이 있는데, 톰 오브라이언박사도 추천했던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extra-virgin olive oil"이다. 그는 일주일에 1리터는 먹으라고까지 한다. 발연점이 낮으니 고온요리는 가급적 피하면서 볶는 요리에 아낌없이 쓰려고 한다. 나는 실행주의자.
아마도 대부분의 독자들이 그렇듯이 아프게 오래 사는 것(유병장수)보단 질적으로 풍요롭고 건강한 삶을 원하기에 공부하는 기분으로 책을 읽었을 것이다. 광고에도 많이 나오는 '유익균'이 건강과 수명을 결정한다는 것은 기본상식이 된 요즘 책에서 재확인된 기분이랄까.
우리는 의식하지 못하지만 미생물군 유전체를 이루는 세균들은 밤낮없이 24시간 아주 바쁘게 일하며 우리 몸의 면역계, 신경계, 호르몬계의 주요 부분을 조절하는 일에 관여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역할은 소화기관을 돕는 일인데, 장내 유익균은 우리가 먹는 음식을 소화하고, 비타민과 미네랄, 폴리페놀, 호르몬, 단백질을 생성해서 그 물질들이 필요한 기관에 전달한다. 장내 유익균은 우리가 먹는 음식을 소화하는 동안, 미토콘드리아는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영양분을 분해하며 소화한다. 이것이 이 책에서 공부한 세포의 소화 시스템이다. 그중에서 새롭게 읽었던 유익균의 역할을 인용해 본다.(아래 참조)
장내 유익균은 심장뿐 아니라 우리 몸의 모든 장기와 그 기능을 조절한다. 가령 대부분 사람은 알코올 섭취가 간 경변을 일으키는 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간을 알코올에 온종일 담가놔도 간 경변이 생기지 않는다. 과도한 알코올 섭취가 초래하는 진짜 문제는 창자벽을 손상해서 장 누수 증후군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장 누수 증후군이 생기면 나쁜 세균과 지질다당류가 문맥을 통과해 간으로 직접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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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자벽에 구멍이 뚫리면 혈관 어느 곳에서도 심각한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나는 치료 방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폐섬유증질환 환자들을 가끔 만난다. 폐섬유증은 염증이 폐혈관을 공격해서 생기는 병이다. 이런 환자들도 장을 치료하면 병세가 크게 호전된다.
이 밖에도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건강상식을 바로잡는 내용들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실제로 우리가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것들이 사실은 노화를 앞당긴다는 내용이었는데, 그중 나이 들수록 철분이 증가(과다 섭취 시)하면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는 내용이었다. 철분은 노화를 일으키는데 놀라울 정도로 깊이 관여한다는 사실과 그 철분은 동물 단백질에 아주 많다는 것.
톰 오브라이언박사는 우리가 먹는 유해한 음식들로 '글루텐, 유제품, 설탕'을 꼽았다. 이 음식들은 자가면역질환을 유발한다고 했다. 건드리 박사는 좀 더 구체적으로 알려 주는데, 외떡잎식물(벼, 옥수수, 밀, 보리)이 아닌 쌍떡잎식물(시금치, 브로콜리, 블루베리, 비트, 석류, 상추, 셀러리등)을 섭취하라고 알려준다. 동양인의 주된 곡식이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킨다니 참 답답한 일이다.
먹는 것 외에도 장 건강을 해치는 습관은 바로 '스트레스'라고 한다. 스트레스는 유해균을 많아지게 함은 물론 장누수까지 영향을 끼친다고 하니 놀라웠다. 현대인들은 스트레스 환경 속에 사는데 어쩌나. 장이 건강한 사람은 뇌도 건강하다. 또한 그는 건강상으로 간헐적 단식(건강한 스트레스)은 강한 면역력을 키운다고 제시했다. 쉽게 그는 '뇌 청소'로 표현했는데, 잠들기 최소 4시간 전까지는 마지막 식사를 끝내라고 권한다. 야식이 습관화된 사람들은 이 책을 꼭 읽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퇴행성 질환을 일으키는 아밀로이드가 뇌에 쌓이기 때문이다.
뇌 청소 효과를 확실히 보려면 건강 상태가 좋은 사람은 일주일에 한 번 저녁을 거르고, 이미 퇴행성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더 자주 저녁을 거르는 방법을 추천한다. 쉽게 말해 뇌 청소 식단은 자유식과 동일하게 점심까지만 먹고 그 이후로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 된다. 혹은 하루 동안 먹을 식사를 오후 4시 전까지만 나눠 먹어도 된다
심장전문의 박사가 일반인의 건강관리를 위해 권하는 방법은 사실 그다지 어려운 주문이 아니었다. 적당히 운동하고 잠자기 전 4시간은 아무것도 먹지 말며, 장에 필요한 음식으로 먹으란 것이다. 동물성 단백질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진단다. 채식주의자가 되라는 의미는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50세부터 건강이 나빠지기 시작한다. 이후 사람들은 대체방법으로 수술이나 약물치료로 수명을 늘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과거보다 우리는 더 오래 살고 있지만, 더 잘 살고 있지는 않는 것 같다. 노화의 역설에 대해 반기를 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많은 도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