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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한 명절상에 묵은지 등갈비찜

설 명절 감상도 겸사겸사 적어요



올해 설 차례상


성장은 홀로서기를 배우는 과정이다.  우리의 삶은 그 시작부터 누군가가 우리를 찾아오고 또 누군가가 우리 곁을 떠나간다.  우리는 사랑했던 것들을 끊임없이 잃어 왔다.  어렸을 때는 바비 인형을 잃었고, 커서는 사랑하는 사람이 우리 곁을 떠났다.  심지어는 가족을 잃는 슬픔까지도 겪어야 한다.  이런 고통을 타인에게 하소연해도 그들은 조금밖에 이해하지 못한다.  고통은 결국 스스로 삭여야 한다.


- 머리를 써야 할 때 정을 쓰지 마라 中




설명절 연휴가 지나고 일상으로 복귀된 첫날입니다.  모두가 사라진 조용한 일상에 잡념이 사라진 듯 평화를 느낍니다.  


저는 명절이 돌아오면 제사음식과 명절상을 준비하는 과정보다도 사람과의 관계 속 고단함이 더 피곤하게 느낍니다.  그들의 요구를 매번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는 조바심이 결국 스트레스로 쌓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들의 푸념과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그것이 그들에게도 나의 평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입니다.


원만한 인간관계는 한 사람의 일방적인 인내와 베풂으로는 결코 해결되지 않으며 그들의 인생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면서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사소한 오해로 틀어지는 사이라면, 마치 오해하려고 준비했던 사람처럼 군다면 그런 인연은 쭉정이에 불과하다는 것을요.   




명절음식은 준비하는 사람으로서 과정부터 식욕을 잃게 합니다.  종일 고기, 생선, 기름냄새로 후각이 마비되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제수용품을 다룰 때는 종일 커피가 대기조로 제 곁을 지키고 있답니다.  매번 명절 때마다 의례적으로 갈비찜을 했었는데 올해는 문득 칼칼한 묵은지등갈비찜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결과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메뉴였습니다.  특히 남편이 아주 좋아하더군요.  치아가 안 좋으신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묵은지등갈비찜은 가격도 저렴한 데다 만들기도 쉬운 데 단점이라면 오래 끓여야 합니다.  하지만 정작  앞에서 뒤적이는 번거로움이 없으니 시간이 오히려 절약되는 기분입니다.  





*우리 집 묵은지 등갈비찜 만드는 법

1. 묵은지 반포기정도 꺼내 내용물은 털어내고 깨끗이 씻어 서너 시간 물에 담가둡니다.

2. 끓는 물에 생강과 등갈비 1kg를 넣고 잡내를 없애줍니다.

3. 핏물이 완전히 가시듯이 끓인 후 깨끗이 씻어줍니다.

4. 새 냄비에 썰어놓은 김치 -> 등갈비 -> 김치 순으로 놓은 뒤에 물을 잠기듯이 부어 줍니다.

5. 고춧가루를 넣고 센 불에 끓이다가 중불로 바꿔줍니다. (3시간 정도 끓여줍니다)

6. 대파와 청양고추 2개, 간 마늘, 참치액 5스푼을 넣고 한 소 뜸 더 끓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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